방심위는 5기 위원으로 정연주 전 KBS 사장 등 7인이 위촉됐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월 4기 방심위 임기 만료 후 177일 만에 일단 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정 전 사장 위촉에 반발한 야당 몫 위원 2인은 위촉 명단에서 결국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 전 사장과 함께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황성욱 전 방심위 상임위원을 5기 방심위원으로 위촉했다.
문 대통령은 정연주, 옥시찬, 김유진 3인을,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광복, 정민영(이상 여당 추천) 황성욱(야당 추천) 3인을 추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몫으로 윤성옥 1인을 추천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나머지 2인을 추천하지 않았다. 이번에 위촉된 7인의 위원 임기는 2024년 7월 22일까지로 3년이다.
난산 끝에 방심위가 반쪽 출범했지만 여야는 정치적 공방을 이어갔다. 과방위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문 대통령은 정 전 사장의 방심위원 추천을 즉각 철회하고, 정 전 사장을 앞세운 '방송 장악·언론 장악' 음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 전 사장을 앞세운 방심위가 앞으로 맡을 역할은 안 봐도 뻔하다"며 "방심위를 청와대 2중대로 만들어 친여 방송을 동원하고 언론과 방송을 장악해 선거에 이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사장 위촉과 방심위원장 내정이 내년 대선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선거용 카드라는 것이다. 정 전 사장은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한겨레신문을 거쳐 참여정부 때 KBS 사장을 지냈다.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도 맞불을 놨다. 조 의원은 성명에서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국민의힘 과방위의 영문도 모를 노쇼에 정원 9명을 다 채우지 못하고 5기 방심위를 출범하게 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특히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여당 추천 인사를 먼저 공개해야 야당 몫을 추천하겠다고 생떼를 부리며 방심위 출범을 지연시켜 왔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추천하자 이제는 어떠한 이유나 설명도 없이 추천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 무책임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행태로 부적절한 방송·통신에 상처 입은 피해자들이 반년이나 방치돼 있다"며 "국민의힘 과방위 위원들은 염치를 알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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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기 구성 지연으로 6개월 간 방심위에 쌓인 미처리 심의안건은 방송 9000건, 통신 19만건에 이른다. 특히 피해자 구제를 위해선 '골든타임'이 생명인 디지털 성범죄 관련 안건이 1만건에 달한다. 민경중 방심위 사무총장은 "이번에 위촉된 위원들에게 위원회 소관 직무 및 주요 현안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설명을 먼저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