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만드는' 폭스콘의 변신 선언…"전세계에 전기차 공장"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1.07.2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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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전기자동차(EV) 사업으로 다른 성장의 기회를 잡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전 세계에 EV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대만 타이페이에 위치한 폭스콘 건물. /사진=AFP대만 타이페이에 위치한 폭스콘 건물. /사진=AFP


류양웨이(劉揚偉) 폭스콘 회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향후 본격적으로 추진할 전기차 사업 계획에 대해 언급하며 "(폭스콘이) 앞으로 전 세계에 EV 공장을 만드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오랜 기간 미국 애플 협력사업에 의존했던 폭스콘은 최근 수익력이 저하됐고, 이를 전기차 사업 추진으로 극복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콘은 앞서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EV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류 회장에 따르면 폭스콘의 전기차 사업은 부품 생산부터 추진될 예정이다. 류 회장은 "EV 사업의 초기 실적은 대부분 부품(생산) 분야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완성차와 관련된 실적은 2023년 10~12월부터 두드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콘은 현재 중국과 미국 위스콘신주 등에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또 EV 사업 추진을 위해 1800여 개의 부품업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류 회장은 "우리는 공급업체와 손을 잡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중시해 (기존 자동차 업계에 없는) 신속한 공급망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대만 부품업체들이 전 세계에 진출해 현지 생산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폭스콘의 2020년 매출은 사상 최대치인 5조3580억대만달러(약 220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전년보다 12% 줄어든 1017억대만달러로 4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폭스콘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애플 사업의 수익성이 중국 인건비 상승 등으로 저하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류 회장은 앞으로의 성장에 대해 "전기차와 반도체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류 회장은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내린 폭우로 폭스콘 아이폰 생산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큰 영향은 없다"고 답했다.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에선 하루 평균 50만대의 아이폰을 생산한다. 이는 전 세계 아이폰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로, 정저우 공장은 중국 광둥(廣東)성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폭스콘 생산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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