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또 4단계…특급호텔 '셰프가 만든 도시락 팔아라'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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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거리두기 위기 속 드라이브스루·투고 도시락 등 비대면 서비스 인기

롯데호텔 서울의 일식당 모모야마에서 판매하는 '시그니처 박스' 드라이브 스루 상품. /사진=롯데호텔롯데호텔 서울의 일식당 모모야마에서 판매하는 '시그니처 박스' 드라이브 스루 상품. /사진=롯데호텔


코로나19(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되며 서울권 특급호텔들이 비상에 걸렸다. 객실영업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매출효자였던 뷔페·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찾는 발길까지 뚝 끊길 위기에 놓였다.



2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주요 호텔들은 드라이브스루(DriveThru), 투고(Togo) 서비스를 거리두기 강화 조치의 활로로 삼았다. 셰프가 만든 도시락으로 '홈파티' 수요 공략에 나섰다. '집콕'으로 대세가 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서비스를 도입하는 곳도 생겼다.

롯데호텔 서울은 최근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찾는 고객이 증가세다. 거리두기 4단계가 발효된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11일 간 일식당 모모야마 메뉴를 담은 시그니처 박스의 판매량이 직전 같은 기간(7월1~11일) 대비 1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로 매출 타격을 입은 식음업장 서비스 중 드라이브스루 매출만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면서 객실·식음 신규 예약이 줄어든 것과 달리 드라이브스루 상품은 고객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의 호텔부문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이하 그랜드 인터컨)도 마찬가지다. 그랜드키친에서 판매 중인 '그랩앤고' 도시락의 7월 판매량(1~18일)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70% 성장했다. 이미 6월 전체 판매량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단 설명이다. 현행 거리두기가 연장된 향후 2주 간 투고 상품을 찾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드라이브스루, 투고 도시락은 호텔들이 지난해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선보인 서비스다. 특급호텔 럭셔리 서비스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내부에서 나올 만큼 반신반의했던 임시 서비스에 불과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10만원 짜리 도시락을 누가 먹냐'며 반갑지 않단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글래드호텔이 지난달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출시한  '글래드 잇츠앳홈' 볶음밥. /사진=글래드호텔앤리조트글래드호텔이 지난달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출시한 '글래드 잇츠앳홈' 볶음밥. /사진=글래드호텔앤리조트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언택트(Untact·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존재감이 달라졌다. 특히 3명 이상 저녁식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업무 미팅이나 '홈술', '홈파티'를 위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호텔셰프의 손길이 담긴 프리미엄 요리를 집이나 사무실에서 맛볼 수 있단 점에서다. 롯데호텔 드라이브 스루의 경우 7만원대 상품보다 10만원이 넘는 시그니처 박스다 더 인기가 많을 정도다.


호텔업계는 관련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그랜드 인터컨은 투고 도시락 라인업을 확대하고 '홈술족'을 위한 중식 술안주 스타일의 프리미엄 도시락도 선보일 예정이다. JW메리어트 동대문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최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서 투고메뉴 판매를 시작하며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 신라호텔은 자체 직원이 배송하는 선물세트 보양식 세트를 출시했다.

가정간편식(HMR)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조선호텔, 워커힐, 글래드호텔 등이 자체 운영 레스토랑에서 개발한 메뉴들을 밀키트로 판매하고 있다. 글래드 호텔 관계자는 "7월 들어 전체 식음 매출이 떨어졌지만 마켓컬리, 카카오메이커스 등에서 판매 중인 HMR 상품은 판매량은 20% 늘었다"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매출 신장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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