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그간 '고성능 차'와는 거리가 먼 나라였다. 주요 도심 도로의 최대 속도가 시속 50㎞인 소위 '5030의 나라'에서 '이런 차가 왜 필요하냐'는 비아냥이 많았다.
그럼에도 한국의 고성능 자동차 시장은 커지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코나N, 아반떼N을 출시하고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규모는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A 35 AMG 4MATIC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A 35 AMG 4MATIC 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내부로 들어가면 고성능 차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스웨이드 가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트와, '빨간색' 안전벨트가 탑재됐다. 기본적으로 A 클래스 세단과 큰 차이가 없는 구성에 포인트에 변화를 줘서 적은 비용으로도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1열뿐 아니라 2열 시트에도 비슷한 디자인을 차용해 통일감을 줬다. 헤드룸(머리공간)도 충분했는데, 키 187㎝인 기자가 무리 없이 타고 내릴 수 있었다. 다만 전고 높이가 낮아지는 2열에는 앉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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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 35 AMG 4MATIC 운전석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이 차의 최고 장점은 '주행감'이다. 차 길이가 4560㎜로 작은 편에 속해 핸들링이 쉽고, 가속력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8초면 도달할 정도로 트랙과 일상 주행에서 쓰기에도 차고 넘치는 스펙이다.
메르세데스-벤츠 A 35 AMG 4MATIC 내부 /사진=이강준 기자
제로백이 3초대까지 줄어드는 초고가 차량의 성능이나, 제로백 4초 후반대 A 35나 어차피 국내 도로에서는 비슷한 성능을 낼 수 밖에 없다. 또 '팝콘 소리'를 터트리면서 공도에서 과감하게 주행하기로는 6000만원 차량이 심적으로 부담이 덜한 것도 사실이다.
6000만원 차 값치고는 없는게 많아…'데일리카'로 구매 계획한다면 재고해봐야
메르세데스-벤츠 A 35 AMG 4MATIC의 파노라믹 선루프/사진=이강준 기자
안전 장비들이 꽤나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AMG 차량을 처음 운전하는 기자도 안심하고 탈 수 있었다. 컵홀더 디자인도 독특했다. 컵홀더가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닌, 빠른 주행 도중 음료가 넘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사이즈별로 고정이 될 수있도록 고안됐다.
메르세데스-벤츠 A 35 AMG 4MATIC 컵홀더. 플라스틱 날개를 이용해 컵을 고정시킬 수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편의기능이 특히 부족한데, 통풍시트·어댑티브 크루즈 등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국내 도로라면 필수적인 옵션이 없었다. 서스펜션도 스포츠 주행을 위해 설계된 차량이다보니 장거리를 운행하기엔 불편할 정도로 단단했다. 내부도 차 값이 무색하게 저렴한 플라스틱을 다수 활용해 마감됐다.
종합적으로 이 차를 가끔 '재밌게' 타기 위해 '펀카'·'세컨 카'로 산다면 좋은 선택이다. 벤츠 삼각별이 주는 브랜드 가치도 있을 뿐더러, 성능 역시 국내 도로에서는 고가의 고성능 차량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이 차량을 '데일리카' 혹은 '패밀리카'로 활용하려고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재고해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