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카페 효과는 선반영…카카오, 남은 카드를 보라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7.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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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약세를 이어오던 카카오 (47,700원 ▼400 -0.83%)가 23일 장 초반 강세다. 전날 자회사인 카카오뱅크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덕분이다. 이 같은 흐름이 상장 이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모회사인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지분가치도 그만큼 높아진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상장이 예정된 금융자회사보다 모빌리티와 엔터테인먼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자회사들의 상장 이슈는 지난달 대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비상장 자회사들의 신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23일 오전 11시 56분 카카오는 전일대비 2500원(1.69%) 오른 1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1.72% 상승한데 이어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발표된 카카오뱅크 수요예측 결과가 호재다.

카카오뱅크는 전날 기관 수요예측에서 173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공모가는 희망밴드(3만3000~3만9000원) 최상단인 3만9000원으로 확정했다. 국내 1287곳, 해외 380곳 등 총 1667곳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이들 중 1407곳이 3만9000원 이상의 신청가격을 써냈다.



더욱 놀라운 건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관들의 투자 열기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2585조원 규모의 주문이 몰렸다. 기존 역대 최고액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63,200원 ▼1,000 -1.56%)의 2417조원을 훌쩍 넘었다.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카카오(31.62%)로서는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물론 올해 4분기 진행 예정인 카카오페이 IPO(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는 결과다.

그러나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는 6월에만 기업가치가 20% 이상 증가하는 등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에 대한 상장 기대감이 선반영돼 있다"며 "상장 이후 보유 지분 희석과 지분가치 할인이 적용될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카카오 주가는 개장 직후 3.37%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상승폭이 줄었다.

이 연구원은 비상장사인 모빌리티와 엔터테인먼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21년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예상 기업가치는 각각 3483억원, 8566억원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카카오 주요 자회사 중 기업가치가 가장 크다.

두 자회사는 최근 M&A(인수합병)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트는 최근 쿽택배 서비스를 론칭하며 택시, 대리기사에 머물렀던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래디쉬 인수를 완료해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15일에는 음악 플랫폼 멜론 합병을 결정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음악 전분야에서 기획, 제작, 유통까지 가능해졌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는 본업인 커머스와 광고가 꾸준히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모빌리티와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과 2022년 상장 기대감이 주가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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