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최다에 1인 시위만 허용했는데…1200명 모이겠단 민주노총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1.07.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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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지난 2월1일부터 68일째 파업을 강행 중인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9일 광주 서구 치평동 건강보험공단 호남제주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1.4.9/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지난 2월1일부터 68일째 파업을 강행 중인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9일 광주 서구 치평동 건강보험공단 호남제주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1.4.9/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내일(23일) 강원도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열기로 했던 집회 개최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원주시는 22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 1인 시위만 허용하면서 민주노총의 집회에 제동을 걸었다.

4차 유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와 방역 당국은 재차 이번 집회를 취소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내일 집회를 강행할 경우 사회적인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오는 23일 강원도 원주 건보공단 앞에서 결의대회 갖기로
22일 건보공단 등에 따르면 건보공단 고객센터(콜센터) 상담사들은 이달 1일부터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파업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조합원인 이들을 지원해 오는 23일 건보공단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당초 파업 당사자인 건보공단 콜센터 노조와 협의해 지난 21일까지 집회 개최 여부나 방역 수칙 준수사항 등을 협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 측은 코로나19(COVID-19) 유행 상황이 심해지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2일 오후 1시 다시 회의에 들어간 이후 오후 5시까지 해당 사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 콜센터 노조 관계자는 "집회를 개최할지를 논의중"이라며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심각한 만큼 준수해야 할 방역수칙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원주시, 집회 전날 1인시위만 허용…민주노총 "납득할 수 없어"
민주노총이 집회를 예고할 당시 원주시에는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고 있었다. 2단계에서 집회는 99명까지만 허용된다. 민주노총은 건보공단 사옥을 중심으로 100인 미만의 '쪼개기 집회'를 열어 총 12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원주시는 집회를 예고한 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민주노총의 집회를 막기 위한 수단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격상 조치로 1인시위만 허용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3단계 격상 이후 성명서를 내고 "모든 집회를 금지하는 조치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옥외에서 진행되는 집회가 실내행사보다, 실내 종교행사보다 위험하다고 볼 근거가 어디에 있냐"며 맞불을 놨다.

방역당국 "지자체, 당국이 집회 취소 위해 협의중"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역대 최다 기록을 깨며 4차 유행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집회를 강행할 경우 사회적인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앞서 이달 초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8000명이 참석하는 규모의 집회를 벌였다. 참가자 중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집단감염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집회는 다수의 사람들이 밀접접촉을 하면서 노래부르기, 구호 외치기 등 비말이 확산되기 쉬운 활동을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크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경우 전파는 더 쉬워진다. 집회 전후 같이 차를 타거나 식사를 할 경우에는 감염 위험이 더 커진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여러 사람이 밀집해 있는 상황은 감염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집회 전후 이동과 식사 등 밀폐된 공간에서 비말이 전파되기 쉬운 상황은 감염 위험이 훨씬 더 커진다"고 했다.

집회가 코로나19 유행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방역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자체, 방대본, 중대본이 집회를 취소하기 위해 막판까지 협의하고 있다"며 "집회가 강행됐을 때 허용범위 내에서 진행되고 방역수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점검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즉각 집회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강원경찰청은 집회가 강행될 경우 불법 집회로 보고 공무집행 방해 행위, 폭력 행위는 형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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