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신인 → 항명 → 은퇴' 늦깎이 신인의 충격적 행보 "끝났다"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2021.07.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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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르민 메르세데스./AFPBBNews=뉴스1예르민 메르세데스./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초반을 뜨겁게 달궜던 늦깎이 신인 예르민 메르세데스(28·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메르세데스는 22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끝났다"는 문구를 올리며 야구계를 떠날 뜻을 밝혔다. 그는 "먼저 팬이 아니었다면 가족들에게 아무것도 아니었을 내 삶에 그들을 보내준 하느님께 감사합니다다. 여러 언론에 대한 나의 미성숙함으로 인해 기분이 상했을 모든 분들에게 사과를 전합니다. 야구계를 무기한 떠납니다"라고 말했다.

이 게시물은 메르세데스가 트리플 A 경기에서 선발 포수로 출전하고 6회 교체돼 물러난 뒤 올라온 글이었다. 화이트삭스 구단은 "우리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로부터 향후 계획에 대한 공식적인 언질은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불과 3달 전만 해도 메이저리그 전역에 놀라움을 안겨줬던 선수였기에 이번 은퇴 선언은 더욱 갑작스럽고 놀라웠다.

도미니카 공화국 태생의 메르세데스는 2010년 워싱턴 내셔널스와 국제 계약을 맺고 프로 무대에 발을 디뎠다. 그러나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고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거쳐 화이트삭스에 와서야 빛을 발했다.

메르세데스는 지난해 8월 3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빅리그의 맛을 봤고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공백으로 마침내 기회를 얻었다.


10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도달한 메르세데스의 첫 한 달은 충격적이었다. 4월 한 달간 22경기에서 5홈런 16타점, 타율 0.415 OPS(출루율+장타율) 1.113을 기록했고, 이달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토니 라루사 감독이 예르민 메르세데스를 안아주고 있다./AFPBBNews=뉴스1토니 라루사 감독이 예르민 메르세데스를 안아주고 있다./AFPBBNews=뉴스1
하지만 이후에는 쭉 하락세를 겪었다. 5월 한 달간 2홈런 14타점, 타율 0.221 OPS 0.619에 그쳤고, 성적 외적으로도 논란의 중심이 됐다. 5월 18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팀이 15-4로 앞선 9회 초, 볼카운트 3볼에서 방망이를 휘둘러 홈런을 만들어냈고, 이 장면으로 인해 다름 아닌 같은 팀 감독에게 공개 비난을 당했다.

토니 라루사 화이트삭스 감독은 3볼에서 타격을 하지 않는 것을 불문율로 여겼고, 19일 메르세데스가 보복구를 맞았음에도 오히려 보복구를 던진 상대 팀을 이해했다. 77세의 노감독과 세대교체로 젊어진 화이트삭스 선수단은 갈등을 겪었다.

다사다난한 5월을 보낸 메르세데스의 성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6월에는 18경기에서 타율 0.159로 더욱 추락했고 결국 7월 3일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이날 화이트삭스가 미네소타에 2-7로 패한 경기 직후 라루사 감독을 향한 취재진의 질문은 대부분 메르세데스에 관한 것이었다.

라루사 감독은 "빅리그의 맛을 보고 트리플 A에 간다면 감정적으로 될 수 있다. 그 이상은 나도 알지 못한다. 메르세데스와 연락을 해볼 것이다. 우리에게 관심이 있다면 나와 메르세데스가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 여러 번 말했다는 걸 알 것이다. 메르세데스도 내가 그의 지지자라는 것을 안다"고 메르세데스를 이해했다.

그러면서 "메르세데스는 그냥 낙담한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연락해서 무슨 일인지 알아볼 것이다. 그에게 '너에게도 빅리그에 다시 올라올 수 있는 미래가 있다'고 설명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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