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연기한 文 "올해도 못가나"…여름휴가 수난사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1.07.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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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文대통령, 2019~2020년 2년 연속 여름휴가 취소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7.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7.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여름휴가를 연기했다. 당초 8월초에 휴가를 가려고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 탓에 뒤로 미뤘다. 청와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올해도 여름휴가를 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여름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로 휴가를 취소했고, 지난해에도 전국적인 폭우로 수해가 발생하자 휴가를 가지 못하는 등 2년 연속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2일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여름휴가는 8월 초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연기했다"고 밝혔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않자 문 대통령이 휴가를 잠정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내에서 열리는 수석보좌관회의와 국무회의 등 공식 회의를 노란색 민방위복장 차림으로 주재한다. 그만큼 국가적 위기 상황임을 알리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때까지 휴가를 미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수보회의를 주재하고 "본격적으로 폭염이 시작되고, 어느 때보다 힘든 여름나기가 예상되고 있다"며 "정부도 국민도 함께 경각심을 최고로 높이면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정부는 코로나 대응과 폭염 대비를 철저히 하면서, 재난에 취약한 분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 여름 휴가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 오전 대전팔경 중 하나인 대전 장태산휴양림에서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8.3/뉴스1  = 여름 휴가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 오전 대전팔경 중 하나인 대전 장태산휴양림에서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8.3/뉴스1
文 대통령, 취임 첫해부터 험난했던 여름휴가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부터 순탄치 않은 여름휴가를 보냈다. 휴가 출발 하루 전날인 2017년 7월28일 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 14호'를 발사해서다. 휴가를 보류한 문 대통령은 29일 새벽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대북 경계태세 강화와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추가 배치, 유엔 안보리 소집 요청 등을 지시했다. 그리고선 예정보다 12시간 늦게 6박7일 일정의 휴가를 떠났다. 휴가지에 가서도 대북이슈 등을 챙겼다.


이듬해인 2018년 여름휴가도 험난했다. 문 대통령은 '휴가' 본연의 의미대로 4박5일 동안 '무조건' 쉬겠다고 했지만,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휴가지로 택했던 계룡대는 청와대 집무실을 방불케 했다. 예정했던 휴가 일정은 소화했지만 휴가 도중 남북미 핵협상 문제와 최저임금 인상 문제, 청와대 조직개편 등 굵직한 이슈들이 휴가지로 보고됐다.

특히 우리 국민이 리비아 무장민병대에 피랍 됐다는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계룡대 벙커에서 구출 작전에 총력을 다하라는 특별지시까지 내렸다.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5일장을 찾아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6일 경기 연천군 군남댐 방문에 이어 문 대통령이 집중호우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청와대 제공) 2020.8.12/뉴스1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5일장을 찾아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6일 경기 연천군 군남댐 방문에 이어 문 대통령이 집중호우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청와대 제공) 2020.8.12/뉴스1
2019~2020년 2년 연속 여름휴가 취소한 文대통령
문 대통령은 일본 수출규제 이슈가 한창이던 지난 2019년 여름엔 휴가를 취소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7월29일부터 사흘 간 예정됐던 여름 휴가를 취소하고,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를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지난해 7월말 예정된 각의(국무회의 격)에서 의결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고,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상황을 직접 챙겼다. 또 지난해 7월25일 북측이 '새로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남북관계 문제를 챙겨야 하는 상황도 휴가취소에 영향을 줬다.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지금은 국정을 챙겨야 할 때란 생각에서 휴가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만큼 엄중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엔 50일 이상 내린 폭우 여파로 휴가를 취소했다. 윤재관 당시 청와대 부대변인은 2020년 8월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계획된 휴가 일정을 취소하고, 호우 피해 대처 상황 등을 점검할 것"이라며 "추후 휴가 일정은 미정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초 이날부터 7일까지 5일간 경남 양산 사저 등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올 계획이었다. 주말(1~2일)을 포함해 쉬기 위해 2020년 7월 31일 금요일 밤 업무를 마치고 양산으로 갔다. 하지만 주말을 보내면서 집중호우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날 오전 휴가를 취소한 문 대통령은 곧바로 양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중부지방 등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큰 지역의 상황을 점검하고 관련 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당시 지역에 따라 최대 5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연일 내리는 등 8월 중순까지 비가 내려 전국적으로 폭우 피해가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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