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리딩금융 수성 성큼…상반기 순익 2.5조로 사상 최대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1.07.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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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상반기 순이익/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KB금융 상반기 순이익/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KB금융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대 반기 순이익을 내며 '리딩금융' 수성에 한발 가까워졌다. 인수합병(M&A) 효과 등으로 이익은 늘고, 지난해에 비해 충당금은 적게 쌓은 결과다. KB금융은 최대 실적에 힘입어 사상 첫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KB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이 2조47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4.6%(7630억원) 늘었다고 22일 발표했다. 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1조20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연간 3조원대 순이익을 올렸는데 하반기도 실적 방어에 성공한다면 올해 처음으로 4조원대 순이익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한금융그룹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도 유리해졌다.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가 모두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코로나19(COVID-19) 시대 튼튼한 기초 체력을 입증했다. 또 은행과 증권·카드 등 비은행 부문이 고르게 그룹 실적에 기여했다. 특히 KB증권은 주식시장 호황 덕분에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190.7% 급증했다. 푸르덴셜생명 편입 효과도 더해졌다.

우선 그룹의 수익성을 살펴보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늘었다. 정부 지침에 따라 가계대출을 바짝 조였지만 안정적인 대출 성장을 이뤄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5.3% 증가했다. 6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금을 보면 지난해 말보다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성장률은 각각 1.5%, 2.8%였다. 우량 신용대출,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자이익 기여도도 높아졌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순이자마진(NIM)은 상반기 기준 그룹이 1.82%, 은행이 1.56%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각각 0.04%포인트, 0.03%포인트 상승했다. 제로금리에 외면 받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대신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을 늘려 조달 부담을 낮춘 덕분이다.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순수수료이익은 1년 전보다 32.7% 증가했다. IB(기업금융) 사업을 확대한 결과다. 증권업 수입 수수료도 크게 늘었고 은행의 ELS(주가연계증권) 판매 실적이 개선되며 신탁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코로나19에 억눌렸던 소비가 회복되면서 카드 카맹점수수료도 증가했다.

이익이 증가한 것과 더불어 올 상반기엔 충당금을 덜 쌓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첫해라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넉넉히 적립했다.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39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6.4% 줄었다. KB금융은 "우량 자산 위주로 질적 성장을 이루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길어지고 있지만 건전성 지표도 양호했다. 회수에 문제가 생긴 대출 비율을 가리키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그룹 기준 0.39%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개선됐다. 은행의 연체율은 0.14%로 전분기대비 0.04%포인트 낮아졌다.

KB금융은 이러한 호실적에 발맞춰 6월 말 기준으로 주당 배당금 75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금융지주 출범 후 중간배당을 실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 견조한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주주들에게 유연한 현금흐름을 제공하려 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주주환원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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