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의 소호대출 창구 모습/사진=뉴스1
22일 한국은행이 은행 여신담당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은행들은 3분기 가계대출과 대기업대출은 조이는 반면 개인사업자,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완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은행들의 3분기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가계일반이 '-18', 가계주택이 '-18', 대기업이 '-3'인데 중소기업만 '3'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마이너스면 한도 축소 등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반대로 플러스는 완화를 뜻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처음으로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개인사업자를 위한 대출상품을 내놓았다. 대출 한도는 최대 4000만원이다. 상환방식은 만기일시, 분할, 마이너스 통장 중에서 고르면 된다. 금리는 평소 우리은행 통장을 이용할 경우 최대 0.8%포인트까지 우대받는다. 또 휴·폐업시 최대 3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 '대출안심케어' 보험도 무료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 성장에 힘쓰는 한편으로 통장 개설 등도 유도하면서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린다. NH농협은행은 최근 개인사업자를 위한 비대면 통장 '사업잘되는NH통장'을 출시했다. 사업자등록증을 내지 않아도 모바일뱅킹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거래 실적에 따라 각종 거래내역서, 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또 농협은행의 '노란우산공제' 등을 이용할 경우 타행 출금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은행들은 '숨은' 개인사업자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신용평가모델도 뜯어고치고 있다. 기존 평가 방식으로 은행권 진입이 어려웠던 우량 사업자에게 문턱을 낮춰주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부터 금융정보를 보완하는 통신정보, 유통정보, 가맹점 정보 등을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에 활용한다. 은행권 처음으로 BC카드 가맹점 정보를 활용한다. 매출이 잘 나오지만 금융거래 이력이 없었던 개인사업자를 고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규제가 강화된 가계대출은 막혔고 대기업 대출은 새 고객을 끌어 당기기가 어려워 우량한 개인사업자가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며 "코로나19에 근심이 큰 개인사업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명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