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배민 빠지고 직방·컬리 입성...K유니콘 15개 '역대 최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1.07.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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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배민 빠지고 직방·컬리 입성...K유니콘 15개 '역대 최다'


국내 유니콘 기업 수가 역대 최다인 15개사로 늘어났다.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기존 유니콘 기업이 빠졌지만 직방, 두나무, 컬리 등 스타트업들이 신규 유니콘으로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유니콘 성장 단계에서 외국계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토종 모험자본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7월 국내 유니콘 기업 수가 15개사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유니콘 수는 13개였다. 올해 신규 3개사가 추가된 반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 등이 빠지면서 15개로 조정됐다.



올해 새롭게 이름을 올린 유니콘은 프롭테크(부동산과 기술 융합 분야) 기업 직방,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금융과 기술 융합) 기업 두나무, 신선식품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 컬리다. 국내 시장에서 각각 해당 분야 선도기업으로 자리잡은 스타트업들이다. 유니콘은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은 비상장 기업을 의미한다.

유니콘 15개사는 미국 민간조사기관인 '씨비인사이트(CB Insights)'에 등재된 11개사 외에도 중기부가 국내·외 언론, 투자업계 등을 통해 추가 파악한 4개사를 모두 포함했다. 씨비인사이트 등재는 해당 기업의 자체 신청을 위주로 올라간다. 이번에 추가 파악된 유니콘기업들을 포함해 비상장 시 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한 이력이 있는 국내 기업 수는 23개사로 파악됐다. 유니콘이 된 이후에 인수합병(M&A)이나 상장한 경우에는 제외된다.



국내 유니콘 중 가장 큰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쿠팡과 우아한형제들은 각각 미국 뉴욕증시 상장, 독일 딜러버리히어로(DH)와 인수·합병으로 빠졌다. 이 외에도 방탄소년단(BTS) 소속 연예기획사인 하이브 (211,000원 ▲1,000 +0.48%), 카카오 계열 카카오게임즈 (21,050원 ▲100 +0.48%),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 게임개발사 더블유게임즈 (44,200원 ▲250 +0.57%), 검은사막 등 온라인 게임개발사 펄어비스 (29,950원 ▼100 -0.33%), 화장품업체 잇츠한불 (12,040원 ▲140 +1.18%)은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서 제외됐다.

유니콘 기업 수의 증가는 국내 창업·벤처생태계가 그만큼 성장한 결과라고 중기부는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벤처 생태계 규모도 사상 최대로 커졌다.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4조3000억원, 벤처펀드 조성은 6조6000억원, 법인창업은 12만3000개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세회 중기부 투자회수관리과장은 "국내 유니콘기업의 증가는 '제2벤처붐'의 결과인 동시에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패러다임이 벤처·스타트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신생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 기존 벤처·스타트업 관련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니콘 대부분 외국자본이 잠식…토종 모험자본 키워야" 지적도
유니콘 기업이 역대 최다로 늘어났지만, 기업별로 외국자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부 유출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시장에서 유니콘 기업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잇속은 외국자본이 챙길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 국내 유니콘 기업 중 상당 수는 해외에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면서 유니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자본 의존도가 높은 탓에 유니콘의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활성화 등 경제적인 효과가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토종 모험자본을 중심으로 유니콘 성장 과정의 변화를 주도하려면 무엇보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자금회수(엑시트) 시장에서 기업공개(IPO)뿐 아니라 세컨더리(구주 매매), M&A 등 자금회수 방안이 많아져야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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