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 인수… '레드바이오' 확장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7.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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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기술 개발에 주력… 식품·건강사업 시너지 기대

CJ제일제당 CI/사진= CJ제일제당CJ제일제당 CI/사진=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335,000원 ▲3,000 +0.90%)이 생명과학정보 기업 '천랩'를 인수하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기술 개발에 나선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진단 시약 등 관련 분야인 '레드바이오'로까지 사업을 확장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과 생태계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 속에 존재하는 수십조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CJ제일제당은 21일 천랩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983억원이다. 천랩의 기존 주식과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를 합쳐 44%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천랩은 같은 날 이사회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의결, 공시했다.

천랩 인수로 CJ제일제당은 그린-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이 갖고 있는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에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물질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유용한 마이크로바이옴은 향후 진단·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 분야로 확장 적용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몸무게 70kg 성인 한 명이 약 38조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에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종류를 선별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늘고 있다. 건강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소화를 원활하게 하고 콜레스테롤·혈당 수치 조절과 뇌신경 전달물질 생성에 도움을 주는 식이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은 아직 시장 초기 단계다. 현재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는 미국 제약사 세레스사가 FDA(식품의약국) 임상 3상 중으로 향후 성장 여력이 큰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건강사업을 독립조직(CIC)으로 구성하면서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 만큼 레드바이오와 건강사업간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천랩은 2009년 설립됐으며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특화된 전문기업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류 기술과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병원 및 연구기관과 다수의 코호트 연구(비교대조군 방식 질병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보유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실물균주는 5600여개다. 신약 관련 미생물 데이터 분석능력과 기초연구 단계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CJ제일제당의 미생물 관련 기술이 한 차원 더 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외부 투자와 협업을 지속해 왔다. 2019년에는 마이크로바이옴 벤처기업 고바이오랩에 투자했고 올해 상반기에 천랩·아주대의료원·마이크로바이오틱스와 공동연구개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고 있어 천랩 인수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투자"라며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인 그린바이오와 고부가가치 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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