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장 엉망인데…게임회사는 여전히 '진심 모드'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07.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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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는 21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는 21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비트코인 가격이 반 년 전 수준으로 내려앉는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게임사들의 투자가 이어진다. 일찌감치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적용하는 등 멀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시너지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지주사 NXC의 벨기에 투자법인 NXMH B.V.B.A.는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 지주사 '비트스탬프 홀딩스'의 자본 증자에 참여한다. 추가 투자 규모는 1억5300만 유로(약 2075억원)다.



비트스탬프 홀딩스는 2018년 2월 NXMH가 설립한 벨기에 법인이다. NXMH는 김정주 넥슨 창업자와 가족이 지분 98.28%를 소유하고 있는 넥슨 지주사 NXC의 100% 자회사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오래전부터 가상자산에 관심을 보이며 거래소만 2곳을 인수한 상태다.

NXC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 4월 총 1717개 비트코인을 평균 단가 5만8226달러(한화 약 6580만원)에 직접 매수하기도 했다.



현재 비트코인의 가치는 당시보다 48%가량 하락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는 분위기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비트코인의 가치를 확신한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비중이 넥슨 현금성 자산의 2% 미만이어서 하락에 따른 영향도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넥슨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라며 "자본 배분 전략의 주요한 수단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암호화폐를 발행하기도 한 게임사 위메이드 (45,950원 ▼1,500 -3.16%)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주요 주주인 비덴트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비덴트는 빗썸코리아 지분 10.25%, 빗썸홀딩스 지분 34.24%를 갖고 있다.


위메이드는 그동안 빗썸 인수를 타진해 왔지만, 빗썸 실소유주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의장이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하면서 작업이 순탄치 않았다. 위메이드는 거래소 직접 투자 외에도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활용해 장기적 생태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은 가상 세계 '메타버스'(Metaverse)와 일상을 잇는 핵심기술로 평가받는다. 기존 게임에서는 다양한 아이템을 사고팔아도 이를 현실로 가져오는 것이 어려웠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가상 세계에서 이뤄진 경제 활동도 현실 세계로 이어진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대체 불가능 토큰'(NFT)이 대표적 예다. NFT는 게임 내 아이템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코인 가격과 상관없이 기업들의 블록체인에 대한 진출은 오래전부터 이어졌다"며 "현금이 사라지는 다음 세대를 준비하기 위해 가야할 길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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