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곧 기회'…롯데월드, 'C-쇼크'에도 온·오프 확장나선 이유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7.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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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부산으로 동남권 나들이 수요 공략…로티·로리 캐릭터 IP 활용한 온택트 비즈니스에도 발 들여

롯데월드 대표 캐릭터 로티와 로리가 친환경 생분해성 쇼핑 봉투를 들고 있다. /사진=롯데월드롯데월드 대표 캐릭터 로티와 로리가 친환경 생분해성 쇼핑 봉투를 들고 있다. /사진=롯데월드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로 붐벼야 할 7월에도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한산하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테마파크산업 전반이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등 '방역비상'에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위기에 빠진 롯데월드는 온·오프라인 투트랙 사업확장 전략을 활로로 삼고 하반기 반등을 꾀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테마파크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월드(월드사업부)의 실적이 부진하다. 지난해 매출액이 1245억원으로 전년(3116억) 대비 60%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171억원에 달했다. 호텔롯데 4개 사업부(호텔·면세·월드·리조트)에서 발생한 적자(4976억) 중 23.5%가 롯데월드에서 발생했다. 월드사업부 매출 비중이 전체의 3%에 불과하단 점을 고려하면 최악의 실적쇼크인 셈이다.



지난해 6월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롯데월드가 사업장을 닫고 소독 등 방역조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스1지난해 6월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롯데월드가 사업장을 닫고 소독 등 방역조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스1
올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월드의 1분기 매출액은 265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손실은 208억원을 기록했다. 거리두기 장기화로 나들이 심리가 꺾여서다. 그나마 봄부터 입장객이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지만, 최근 4차 대유행이 발생하며 다시 발길이 뚝 끊긴 상황이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롯데월드는 올해 상반기부터 어느정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해외 테마파크와 달리 입장객 80% 이상이 내국인이란 점에서 국내 방역상황만 호전되면 입장객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에서다. 세계테마파크박물관협회에 따르면 2019년 롯데월드의 입장객은 595만명으로 전 세계 테마파크 중 17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상황이 오히려 악화일로를 걸으며 위기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부산 재진출·언택트 사업으로 부활할까
오는 9월 오픈 예정인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조감도. /사진=오시리아관광단지오는 9월 오픈 예정인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조감도. /사진=오시리아관광단지
롯데월드가 웅크리는 대신 적극적인 사업 확대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매출 핵심인 서울 사업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수익원을 만들겠단 것이다. 최근 김해 롯데워터파크 시설을 전면 개장하고 인공서핑 등 기존 워터파크에서 찾기 어려웠던 콘텐츠를 확보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다.

핵심은 오는 9월 오픈을 앞둔 롯데월드 부산이다.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에서 운영했던 롯데월드 스카이 플라자를 1999년 폐점하고 철수한 이후 20여년 만에 부산에 재진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동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롯데월드 매직 포레스트'로 들어서는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파워 스플래시' '더 자이언트 디거' 등의 초대형 어트랙션이 도입될 예정이다.

수도권에 이어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한 부산·경남권 나들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 잠실 롯데월드의 확장성이 수도권에 그친다는 점에서 부산 테마파크로 소비시장을 전국으로 넓힐 수 있단 판단이다. 롯데몰 동부산이 영업을 시작하는 등 그룹 전반이 '롯데 타운'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 밖에도 루지·리조트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는 점에서 전망이 나쁘지 않단 분석이다.
'위기가 곧 기회'…롯데월드, 'C-쇼크'에도 온·오프 확장나선 이유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온라인 시장에도 발을 들인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중·장기적 측면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중소콘텐츠기업을 돕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원천 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관련 사업에 본격 뛰어드는 것이다.


국내 벤처 스마트스터디가 '핑크퐁 아기상어' 캐릭터 IP로 애니·게임·장난감·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내는 것처럼 로티·로리 등의 캐릭터를 '원 소스 멀티 유즈' 상품으로 키우겠단 전략이다. 영유아 대상 '로티프렌즈'를 오픈한 롯데월드는 영어 버전까지 만든 2D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매주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월드는 지난해 로티, 로리를 활용한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하는 등 캐릭터 알리기에 분주하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롯데월드 테마파크 가치와 최근 어린이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해 영유아 시장부터 타깃으로 잡았다"며 "캐릭터 인지도를 확보해 추후 교육과 게임, 공연 등의 영역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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