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코스피가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건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3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최근 코로나19(COVID-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 격차가 벌어지자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지난 7일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3조56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 9655억원, HMM (14,910원 ▼1,210 -7.51%) 2655억원, 현대차 (249,500원 ▲4,500 +1.84%) 2597억원, SK하이닉스 (171,000원 ▼600 -0.35%) 2538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56.2%가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 이상 맞았다. 영국의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은 68.3%로 70%에 육박한다. 반면 한국의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은 31.8%로 절반 수준이다.
백신 접종률의 차이는 경기 재개 속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백신이 델타 변이로 인한 중증과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추는 만큼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은 예정대로 봉쇄 문턱을 낮추고 있다. 영국은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했지만, 19일(현지시간) 예정대로 봉쇄조치를 완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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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은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1784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이후 신규 확진자 수 1000명대가 이어지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수출 중심의 한국은 최근 신규 확진자 수 급증과 무관하게 실적은 좋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인한 선진국과의 경기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고,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급증 이후 환율은 크게 올랐다. 이날 장 초반 소폭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달러당 1150원대를 회복하며 연고점 수준을 기록 중이다.
김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외국인들의 자금은 상대적으로 신흥국보다 선진국으로 쏠릴 수 밖에 없다"며 "결국 환율이 안정되고 외국인이 돌아오려면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