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중구 모두투어 본사에서 직원들이 곧 재개될 사이판 여행 상품을 보며 단체여행 예약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이판을 주 1회씩 오가는 노선을 재개한다. 29일부터는 티웨이항공이 매주 목요일마다 항공편을 띄운다. 국토교통부와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가 지난달 30일 트래블버블 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황성규 국토교통부 제2차관(오른쪽)과 토레스 안토니 데 레온 구에레로 북마리아나 주지사가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북 마리아나 제도 여행안전권역 합의문 서명식에서 서명을 마친 합의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당초 여행업계는 트래블버블 일정이 다소 미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7월 들어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등 심상치 않은 방역기류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될 경우 여행을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크' 조항이 발동될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쏠렸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사이판은 우리나라 리조트업체도 진출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을 만큼 한국인 여행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 더 적극적이었다"며 "여행사를 통한 단체 패키지(PKG) 여행만 허용해 방역문제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이은 악재에 트래블버블 흥행 없을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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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견 여행사의 경우 24일 출발 일정으로 4명의 예약이 있었지만 최근 전부 취소됐다. 다른 여행사들도 모객 실적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B 여행사 관계자는 "출장 목적의 개인여행은 있겠지만, 순수 관광목적의 단체여행은 7~8월에 출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여행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섣부른 결정이었단 지적도 있다. 사이판 주 여행층이 20대와 어린 자녀를 동반한 30~40대인데, 이들의 백신 접종률이 현저히 낮단 이유에서다. C 여행사 관계자는 "(사이판은) 백신접종을 마친 연령대가 자주 찾는 곳도 아닐 뿐더러, 고령층 여행심리는 '안전'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갈 사람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부처 간 온도차도 여행을 가로막는다. 외교부의 전 국가·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여행자제령이 있는 상황에서 여행사들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 한 여행사는 특별여행주의보 연장에 따라 이달 확정했던 유럽여행 일정을 급히 취소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지난 15일 특별여행주의보를 다음달까지 연장키로 결정했다. 사이판도 포함이다.
여행업계에선 아직 트래블버블 기반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B 여행사 관계자는 "사이판에 7개 지정여행사를 통해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업계와 사이판 당국의 얘기가 달라 헷갈리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추석 연휴는 돼야 해외여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