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2공항 환경영향평가 '반려'에…국토부 '당혹'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이창명 기자 2021.07.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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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우선 반려 사유부터 검토"

지난해 12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주 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소속 회원들이 신규 공항 건설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주 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소속 회원들이 신규 공항 건설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환경부가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면서 다시 공은 국토부로 넘어가게됐다. 국토부는 당혹스런 분위기 속에서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중이다.



환경부는 국토교통부가 협의를 요청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20일 반려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앞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세 차례 보완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11일 재보완서를 재출했으나 환경부가 이를 반려한 것이다.



환경부의 결정에 따라 제주 제2공항의 추진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사업의 향배는 다시 국토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2015년 제2공항 사업예정지를 발표할 때부터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어왔다. 갈등이 봉합되지 않자 제주도와 제조도의회는 도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국토부에 전달하자고 합의했다. 결과는 제주도민 전체 여론조사 결과는 '반대' 의견이 앞섰으나 제2공항 부지인 성산읍 주민들은 '찬성'의견이 앞섰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 여론조사 결과를 국토부에 제출했고 제주 제2공항은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든 국토부 제주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환경부에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통과 여부에 따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내릴 수 있는 의견은 동의, 조건부 동의, 부동의, 반려 등 4개다. 동의나 조건부 동의가 나올 경우 이후 기본계획 수립, 고시 등 계획대로 제2공항 건설을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

이번에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함에 따라 국토부는 반려사유를 해소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본안)를 재작성해 환경부에 협의를 요청해야 한다.

환경부는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을 반려사유로 제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토 결과 미흡한 점이 있었고 이번에 결정한 반려 조치는 그간 해온 보완이나 재보완, 추가보완 요청과는 다르다"면서 "국토부가 이번에 지적받은 반려 사유를 해결한 다음 본안부터 다시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지 못했다"면서도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국토부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사업계획서를 수정하거나 보완해 다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받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한가지는 환경부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등의 법적절차를 밟을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문을 통해 구체적인 반려사유를 본 후 대응방안을 검토해야할 것 같다"며 "반려 사유에따라 본안작성부터 다시 해야하는지 추가적으로 보완해야할지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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