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트래블버블' 사이판 첫 항공편 뜨는데…"갈 사람 없어요"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7.20 14:14
의견 남기기

글자크기

오는 24일 한-사이판 노선 재개…코로나 4차 대유행·백신접종 차질에 실수요층 없단 지적

지난 1일 서울 중구 모두투어 본사에서 직원들이 곧 재개될 사이판 여행 상품을 보며 단체여행 예약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지난 1일 서울 중구 모두투어 본사에서 직원들이 곧 재개될 사이판 여행 상품을 보며 단체여행 예약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가오는 주말 한국과 사이판이 맺은 트래블버블(TravelBubble·비격리 여행권역)에 따라 첫 항공편이 뜬다. 그러나 코로나19(COVID-19) 4차 대유행과 글로벌 델타 변이 여파로 비행기에 탄 관광객은 '제로(0)'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다소 성급한 추진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이판을 주 1회씩 오가는 노선을 재개한다. 29일부터는 티웨이항공이 매주 목요일마다 항공편을 띄운다. 국토교통부와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가 지난달 30일 트래블버블 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사이판 항공기 뜬다, 왜?
황성규 국토교통부 제2차관(오른쪽)과 토레스 안토니 데 레온 구에레로 북마리아나 주지사가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북 마리아나 제도 여행안전권역 합의문 서명식에서 서명을 마친 합의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황성규 국토교통부 제2차관(오른쪽)과 토레스 안토니 데 레온 구에레로 북마리아나 주지사가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북 마리아나 제도 여행안전권역 합의문 서명식에서 서명을 마친 합의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정부는 일상회복을 위한 첫 단추로 해외여행 재개를 추진, 이르면 이달 말부터 제한적으로나마 해외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 이전 국내 여행객들의 인기 휴양지로 유명하고, 방역도 우수하다고 판단된 사이판이 첫 대상지로 결정됐다.



당초 여행업계는 트래블버블 일정이 다소 미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7월 들어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등 심상치 않은 방역기류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될 경우 여행을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크' 조항이 발동될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쏠렸다.

그러나 사이판 당국에서 적극적으로 트래블버블을 추진하고 국토부도 당장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며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 관광업이 경제기반인 만큼 관광시장 회복을 서둘러야 하는 사이판 당국과 여행재개를 약속했던 우리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단 분석이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사이판은 우리나라 리조트업체도 진출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을 만큼 한국인 여행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 더 적극적이었다"며 "여행사를 통한 단체 패키지(PKG) 여행만 허용해 방역문제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이은 악재에 트래블버블 흥행 없을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작 트래블버블 흥행효과는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이판과의 트래블버블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주요 여행사들이 당분간 사이판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등 방역 비상이 걸리며 한창 무르익던 해외여행 심리가 주저앉으면서다.

한 중견 여행사의 경우 24일 출발 일정으로 4명의 예약이 있었지만 최근 전부 취소됐다. 다른 여행사들도 모객 실적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B 여행사 관계자는 "출장 목적의 개인여행은 있겠지만, 순수 관광목적의 단체여행은 7~8월에 출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여행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섣부른 결정이었단 지적도 있다. 사이판 주 여행층이 20대와 어린 자녀를 동반한 30~40대인데, 이들의 백신 접종률이 현저히 낮단 이유에서다. C 여행사 관계자는 "(사이판은) 백신접종을 마친 연령대가 자주 찾는 곳도 아닐 뿐더러, 고령층 여행심리는 '안전'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갈 사람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부처 간 온도차도 여행을 가로막는다. 외교부의 전 국가·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여행자제령이 있는 상황에서 여행사들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 한 여행사는 특별여행주의보 연장에 따라 이달 확정했던 유럽여행 일정을 급히 취소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지난 15일 특별여행주의보를 다음달까지 연장키로 결정했다. 사이판도 포함이다.

여행업계에선 아직 트래블버블 기반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B 여행사 관계자는 "사이판에 7개 지정여행사를 통해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업계와 사이판 당국의 얘기가 달라 헷갈리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추석 연휴는 돼야 해외여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나의 의견 남기기 등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