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유니그룹 로고 /사진=칭화유니 홈페이지
칭화유니는 지난 16일 중국인민법원이 칭화유니 채권자인 후이상은행 등으로부터 받은 칭화유니그룹 파산 구조조정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현 경영진은 구조조정 관리인으로서 법원의 파산 구조조정 인용 결정으로부터 6개월 내 구조조정안을 마련해 법원과 채권단에 제출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시한은 최대 3개월 연장된다.
칭화유니는 중국 명문 칭화대 산하 기업으로 설계 전문업체(팹리스)에서 출발했다. 10여년간 대규모 해외 기업 인수 합병을 진행하다 결국 채무에 발목이 잡혔다. 2015년에는 휴렛팩커드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 h3c 테크놀러지 지분 51%를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2016년에는 후베이성과 중국 집적회로 산업투자기금과 협력해 YMTC를 설립했다. 메모리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투자였다.
칭화유니의 몰락 징후는 지난해 여름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그해 6월 이후 부채 상환 압박이 시작됐는데 그 시기 그룹 부채는 2029억위안(약 36조원)에 달했다. 12월이 되자 4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 부채 상환에 실패했다. 중국 반도체 메이커가 미국 달러 채무 불이행을 한 첫 사례였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 홍콩 사무소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학자 게리 응(gary ng)은 "백기사가 구조조정 전에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려운데 지금까지는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조조정 절차가 완료되면 외부 투자자를 찾는 게 훨씬 쉬워질 것"이라며 사실상 자산매각과 함께 계열사 분리매각 불가피성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