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아이스크림 품은 빙그레, 초격차 벌리나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7.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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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아이스크림 품은 빙그레, 초격차 벌리나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서 대표적인 더위 수혜 상품인 아이스크림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빙과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선 빙그레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빙과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이달 빙과류 매출은 대부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장점유율 1~2위를 달리는 빙그레와 롯데제과가 각각 전년 동기대비 7월 매출이 20%씩 늘었고, 롯데푸드도 두자릿수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빙과류의 경우 상반기인 6월까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이달들어 매출이 20%가량 늘어났다"며 "3분기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도 "공장 설비를 100% 가동하고 있지만 주문 물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생산과 영업, 양쪽이 모두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역대 최장 장마 기저효과...3분기 기대감
올 여름 빙과류 매출이 급증한 배경은 지난해 기저효과와 7월 폭염효과가 맞물린 까닭이다. 지난해 역대 최장 장마 기록인 54일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빙과업계는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빙과류 매출은 2019년 1조6792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조5379억원으로 역성장했다.

반면 올해는 역대 세번째로 짧은 18일 장마에 그쳤다. 이마저도 국지성 호우 형태로 일부 지역에서만 비가 쏟아지면서 장마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첫 열대야가 지난해보다 23일 빠른 빨리 나타난 것도 7월 중순까지의 견인 역할을 했다. 연매출의 절반가량이 7~8월에 집중되는 빙과업종 특성을 고려하면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빙과시장은 롯데제과가 31.8%, 빙그레가 27.9%, 롯데푸드가 15.3%, 해태아이스크림이 12.7%를 차지한다. 지난해 빙그레가 크라운해태의 아이스크림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롯데 연합군'대 '빙그레 연합군'이 빙과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특히 빙그레는 올해가 해태 인수 후 첫 여름 시즌이어서 기대감이 높다. 빙그레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크라운해태의 아이스크림 영업활동이 저조했다"며 "해태 인수 시너지는 3분기 이후 확인할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호재, 10년만에 광고 재개
해태아이스크림 품은 빙그레, 초격차 벌리나
판매망이 확대된 것도 빙과업계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증가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단 평가다.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에 들르는 소비자들은 일반 소매점이나 편의점에서 구입하는 경우보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아이스크림을 구입한다는게 빙과업계의 설명이다. 빙과업계에 따르면 2017년 전국 880개였던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수는 지난해 3600개까지 늘었다. 올해 4월까지 4000개를 넘어섰다는게 업계의 추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빙과업계도 TV광고를 재개하는 등 기대감이 부푼 상태다. 해태가 배우 이병헌을 앞세워 브라보콘 광고를 10년만에 찍었고, 롯데푸드는 돼지바 광고를 7년만에 내보냈다. 롯데제과는 콘시장 1위 월드콘 모델로 배구여제 김연경을 앞세워 호응을 끌어올리고 있다.

증권업계 역시 빙과업계의 호성적을 기대하는 눈치다. 한유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제과와 관련해 "빙과 부문이 2분기 잠시 주춤했지만 이번 여름엔 짧은 장마와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3분기 반등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빙그레에 대해 "아이스크림의 경우 3분기 추가성장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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