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다를 줄 알았는데"…여행 취소 폭탄맞은 제주·강릉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1.07.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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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여름 휴가철을 기다린 관광업계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KTX로 서울과 바로 연결되는 강릉은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성수기 영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제주 3단계·강릉 4단계…"3명이면 밖에서 저녁도 못 먹어"
지난  17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사진=뉴시스지난 17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사진=뉴시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부터 여름 피서객이 많이 찾는 제주도와 강릉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각각 3단계, 4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4단계에서는 저녁 6시 이후 3인 이상의 사적 모임이 금지된다. 동해안 지역에 확진자가 늘면서 강릉은 해수욕장 야간 폐쇄도 검토 중이다.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자 숙박, 관광지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오는 주말 친구들과 강릉 해변으로 휴가를 가기로 했던 이모씨(30)는 "3명이서 가기로 했는데 저녁 외식 자체를 못 하게 돼 다음에 가기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호텔과 서핑 강습 예약 등을 모두 취소했다. 저녁 6시 이전 시간대에 예약했던 서핑 강습은 예약금을 돌려받을 수 없었지만 다른 여가활동을 할 수가 없어 포기했다. 그나마 숙박 시설은 위약금을 내지 않아 큰 손해를 면할 수 있었다.



다음주 제주도 여행을 계획해둔 송모씨(30)도 "여행을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거리두기가 올라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다"며 "해변에서 마스크 쓰고 있어야 하고 맥주 한 잔도 못할 바에야 그냥 집에서 쉬는 게 낫지 않겠냐는 말도 친구들 사이에서 오간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에도 간신히 버텼는데 또 '날벼락'"
제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제주시 금능해수욕장/사진=뉴스1제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제주시 금능해수욕장/사진=뉴스1
관광업계는 여름 한철 장사에 타격을 입게 생겼다며 울상이다. 강릉의 유명 호텔 관계자는 "객실 이용 제한도 있어 불가피하게 고객들에게 취소를 부탁드려야 할 상황인데 먼저 취소 문의가 오는 경우가 많아 죄송한 마음은 좀 덜고 있다"면서도 "지난해부터 입은 매출 타격을 언제쯤 메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릉 지역 펜션 관계자도 "백신 접종도 하면서 이번달부터 거리두기가 완화될 거라고 기대했는데 정반대로 가니까 눈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그는 "4단계면 와서 누릴 수 있는 게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여름·겨울 성수기에 장사하는 입장에서 지난해 말 간신히 버텼는데 이번 여름도 이러니 말 그대로 날벼락"이라고 말했다.


숙박업소뿐 아니라 여가활동 업체와 외식업계 등도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강릉 서핑샵 관계자는 "7월이 성수기라 월초부터 예약이 꽉 찼다"며 "하지만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예약금 환불이 가능한 일주일 전 취소가 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 지나면 손님 받기도 어려운데 다음달에도 이럴까봐 잠이 안 온다"고 덧붙였다.

강릉 경포해수욕장 근처의 횟집 사장은 "휴가철 한창일 때 (조치가) 이러니 답이 없다"면서 "두 명이서 오는 경우 말고는 가족 단위, 친구끼리 오는 손님들은 싹 다 날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여름은 좀 다를까 싶어 끌고 왔는데 갑작스러운 4단계 조치에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제주도 렌터카 업계도 예약 문의가 한풀 꺾였다. 제주도 한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불과 어제인 주말까지도 모든 차량이 나갔는데 이번주와 다음주 월말까지 이례적으로 쉬는 차량이 생겼다"며 "전날에만 4대가 예약 취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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