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도 못막아"…잇단 전기차 화재, 원인 몰라 커지는 불안감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1.07.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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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구에서 주행중이던  포터EV 화물차에서 연기가 나 소방대원이 진압하고 있다./사진제공=대구소방안전본부14일 대구에서 주행중이던 포터EV 화물차에서 연기가 나 소방대원이 진압하고 있다./사진제공=대구소방안전본부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결함시정(리콜)을 마친 차도 소용이 없다. 화재가 한번도 발생한적 없다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장착 차량 마저도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재발방지를 막는 것도, 불이 났을 때 끄는 것도 어렵다.

한번도 불난 적 없는데...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서도 불 나나
1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구에서 주행중이던 포터2 일렉트릭(EV)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차 밑에서 쿵쿵 소리와 함께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인지하고 도로에 차량을 정차한 뒤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화재우려가 있는 배터리팩에 집중적으로 살수하자 퍽 소리와 함께 다량의 연기가 뿜어져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소방당국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불꽃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분명한 화재의 전조현상이 발생한 상황이다. 만약 전기차 배터리가 원인으로 판명될 경우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중에 처음으로 발생한 화재가 된다.



단 한번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배터리로 인식돼오던 SK배터리마저 안심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리콜해도 '불' …개선된 배터리 장착해도 '불'
최근 전기차 화재는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화재 재발을 막기위해 제작사에서 자발적 결함시정을 마쳤어도 백약이 무효한 상태다.

지난 1일에는 제너럴모트스(GM)에서 생산한 쉐보레 볼트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문제는 이 차량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결함보상 방침에 따라 화재 위험을 막기위한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은 상태였다는 점이다.


지난달에는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한 코나EV에서 세 차례 화재가 발생했다. 그 중 충남 보령(18일)과 노르웨이(21일)에서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개선된 배터리를 사용한 차량이었다.

현대차는 2017년 11월부터 2020년 3월 중국 난징공장에서 생산된 SK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한차량에대해 결함시정 조치를 내린 바 있다. 2020년 3월 이후 제작차량에 대해서는 개선된 배터리를 사용해 결함시정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이 차량에서도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 몰라 해법 없어…불 끄는 것도 '난제'

화재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제대로된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쉐보레 볼트EV와 코나EV 사례처럼 문제의 원인을 해결한다고 결함시정을 하거나 새로운 배터리시스템을 장착했어도 화재는 여전히 발생하는 식이다.

화재의 원인을 찾지 못하다 보니 불이 났을 때 끄는 것도 쉽지 않다. 배터리에 충격이 가해지면 내부에서 열이 나면서 분리막이 파손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순식간에 1000도 넘는 온도가 치솟는 열폭주가 일어나면서 불을 꺼도 계속 불씨가 되살아는 현상이 반복된다.

소방청이 실시한 미공개 실험에서 질식소화덮개를 활용해 산소차단을 막는 방법도 화재를 진화하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경우 전기차를 통째로 들어 수조에 담그는 특수 소화수조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소화 수조를 보유한 곳은 경기화성소방서와 일산소방서 두 곳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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