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1 울트라가 11만원이라고?…中짝퉁 판친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07.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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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갤럭시S21 울트라(왼쪽)와 진짜 갤럭시S21 울트라 /사진=XDA가짜 갤럭시S21 울트라(왼쪽)와 진짜 갤럭시S21 울트라 /사진=XDA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 울트라'를 가장한 이른바 '짝퉁' 모델이 여전히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스 포장부터 외관까지 갤럭시S21 울트라를 그대로 베껴 자칫 정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문제는 정품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조악한 수준의 기능이다.



이름만 같을 뿐…"완전 사기"
해외 안드로이드 개발자 포럼 XDA는 지난 16일(현지시각) 가짜 갤럭시S21 울트라와 진짜 갤럭시S21 울트라를 비교하는 글을 게재했다.중국에서 판매되는 가짜 갤럭시S21 울트라 가격은 102달러(11만7000원). 정품의 10%도 안 되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하지만 가격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제품 성능을 보여준다.

육안으로도 차이가 명확하다.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아닌 LCD(액정표시장치)를 탑재했다. 화면에 구멍을 뚫는 펀치 홀이 아닌 움푹 파는 노치가 적용된 것도 정품과 다르다. 화면을 감싸는 베젤(테두리) 두께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가짜 갤럭시S21 울트라(왼쪽)와 진짜 갤럭시S21 울트라 /사진=XDA가짜 갤럭시S21 울트라(왼쪽)와 진짜 갤럭시S21 울트라 /사진=XDA
홈 화면은 삼성전자 독자 UI(사용자환경)인 '원 UI' 아이콘을 복사해 비슷하게 만들었지만, 겉보기만 비슷할 뿐 온전히 구현되지 않았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제품 사양이다. 갤럭시S21 울트라가 256GB(기가바이트) 저장용량에 12GB 메모리(RAM)를 가진 것과 달리 가짜 제품은 2GB 저장 용량에 1GB 메모리를 탑재했다. 통신 기능도 5G(5세대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를 지원하지 않고, 3G만 사용할 수 있다.

진짜 제품과 가장 비슷해 보이는 후면 카메라 모듈도 4개 카메라가 아닌 300만 화소 카메라 하나만 장착돼 있다. 나머지는 모양만 카메라인 가짜였다.


XDA는 "이 제품은 완전히 사기"라며 "우리처럼 호기심에 산 이들도 있겠지만, 가짜라는 것을 모르고 구매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여전히 성행…중국 모조폰 시장 1위 삼성전자
'2021년 모조폰 보고서' /사진=안투투'2021년 모조폰 보고서' /사진=안투투
중국에선 셀 수 없을 정도의 가짜 제품이 만들어진다. 지난 1월에는 삼성전자 공식 출시일보다 먼저 갤럭시S21 시리즈가 등장하기도 했다. 제품 출시 전 알려진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조폰이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가짜 스마트폰도 삼성전자 제품이다. 벤치마크 앱 안투투가 지난 3월 발표한 '2021년 모조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2020년 3월~2021년 2월)간 중국에서 가장 많은 가짜폰이 나온 브랜드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모조폰 점유율은 34%에 달했다.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넘는 수준이다. 두 번째로 많은 모조폰은 애플 아이폰으로 13%를 기록했다. 3위는 화웨이(8%)다.

이 조사는 중국 내 삼성전자 점유율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결과다. 현재 정품 점유율이 1%가 채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인이 사용하는 갤럭시폰 대부분은 가짜 제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짝퉁폰 제조 및 유통은 불법이지만, 중국에서는 마땅한 제재가 없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비싼 플래그십 스마트폰 대신 모조폰을 찾는 중국인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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