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차량 물류센터까지…' 뜨거운 도심소형창고 확보전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1.07.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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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 현대백화점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


최근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로 퀵커머스가 떠오르고 있다. 1시간 이내 배송에서 30분, 15분 배송까지 점점 빨라지는 속도에 도심 속 물류창고, 일명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편의점이나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배달앱 업체나 물류스타트업 등은 도심 소규모 물류센터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 트럭을 활용한 이동형 MFC까지 등장하며 무한경쟁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이달 말부터 전기트럭을 활용한 '이동형 MFC'를 도입해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이동형 MFC는 포터EV에 냉장, 냉동 등 콜드체인 서비스를 적용한 '작은 물류센터'로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인근을 돌아다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적재된 차량에서 배송되기 때문에 출고 과정이 생략돼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고 콜드체인 보관 상태 그대로 배송되어서 신선도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말 'B마트'를 론칭하며 퀵커머스 시장을 연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서울, 수도권 30여개의 B마트 센터를 두고 생필품, 즉석식품, 신선식품 등을 '30분 내 배송'하는 콘셉트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츠도 최근 쿠팡이츠 마트 서비스를 서울 송파구 지역에서 시작했다. '15분 배송'으로 속도 경쟁에 불을 붙였다.

배달대행업체들도 MFC를 구축하며 자체적으로 퀵커머스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서울 강남과 송파지역에 MFC를 구축한데 이어 서초에도 3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부릉 MFC는 생필품 등 상온 제품 뿐 아니라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춰 밀키트, 신선식품도 취급한다. 소비자들은 카카오쇼핑하기, 위메프오 등에서 주문하면 된다. 메쉬코리아는 향후에도 각 지역거점에 MFC를 확보하고 종합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바로고도 최근 8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MFC 구축에 나선다. 생각대로 역시 전국 지점을 MFC로 활용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최근 시작했다.
'매장에서 차량 물류센터까지…' 뜨거운 도심소형창고 확보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역시 퀵커머스 확대를 위해 기존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전국 5만여곳에 달하는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특히 기존 배달앱을 이용한 배달 사업에서 배달 전용 앱을 개발해 선보이는 등 차별화를 시작했다. GS리테일이 '우딜-주문하기' 앱을 통해 '우동(우리동네) 마트'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마트24도 자체 앱에서 배달 주문 시스템을 구축했다.

롯데슈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더프레시 등 SSM들도 이미 1시간 안팎의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업체들의 경우 기존 매장을 활용하기 때문에 초기 물류센터를 구축해야 하는 투자 부담이 적고 제품 품목(SKU)가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쇼핑 트렌드가 보편화되면서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의 물류센터, 라스트마일배송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가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은 자명하다"며 "퀵커머스가 아직은 시장 초기지만 시장플레이어가 늘어나고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새벽배송처럼 보편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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