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1900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은은 19일 발표한 '최근 인플레이션 논쟁의 이론적 배경과 우리경제 내 현실화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해상운임 급등 등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크게 증가한 통화량이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은 관계자는 "위기 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이 적절한 시점에 회수되지 못할 경우 경기회복 과정에서 펜트업 수요(보복소비) 확대 등과 맞물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은이 금리인상의 요건으로 삼는 자산과열과 같은 금융불균형 상황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은은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간 상충관계를 보여 주는 필립스곡선의 수요측 요인의 기울기는 코로나 위기 이전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원자재가격 상승 지속 등이 동반될 경우 일시적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어 우리 경제 역시 여건 변화에 따라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 공급 측면에서도 인플레이션의 상방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한은은 원자재가격 추세가 10%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최대 0.2%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을 근거로 제시했다.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는데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면서 인플레이션의 상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중 수입물가지수는 광산품과 석탄 및 석유제품, 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해 14.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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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향후 유동성 및 기대인플레이션 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회복세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유동성의 과도한 확대를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