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다이어트' 가구의 진화…친환경만 살아남는다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1.07.18 06:00
글자크기
코아스 어린이 도서관 서가 자료사진./사진=코아스 코아스 어린이 도서관 서가 자료사진./사진=코아스


화학소재를 줄이고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가구업계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친환경 재료 등을 따져 지갑을 여는 MZ세대(1980년~2000년생) 수요에 맞춰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친환경 재료 사용은 최근 기업경영 주요 과제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맞물려 있어 이 같은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코아스 (456원 ▲1 +0.22%)는 이달 초 친환경 어린이 도서 가구를 출시했다. 공업용 방부제로 쓰이는 포르말린 처리를 하지 않은 건식무늬목을 사용하고 친환경 등급(E0)을 사용한 합판을 적용한 제품이다. 코아스는 어린이 제품뿐만 아니라 전 품목을 화학소재를 줄인 친환경 제품으로 생산 중이다. 코아스 관계자는 "재사용 및 재활용 통한 친환경 생산체제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에몬스는 UV-ABD(항바이러스) 기능성 마감재를 적용한 친환경 옷장을 선보였다. 자외선과 박테리아, 먼지를 차단하는 기능성 마감재 UV-ABD는 수분이 존재못하도록 해 곰팡이, 세균이 번식할 수 없는 환경으로 항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에몬스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 제품에 대한 눈 높이가 높아졌고, 코로나19(COVID-19)로 위생과 항바이러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소재를 찾는 소비자 층은 주로 젊은 MZ세대다. 글로벌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MZ세대의 52%는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겠다고 응답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50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친환경 생활에 대한 인식과 현황'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75.4%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가구는 거스르기 어려운 트렌드"라고 말했다.



대표 가구업체 한샘 (48,450원 ▲850 +1.79%)은 2017년 부터 유기화학물인 폼알데하이드 방출량 등급 E0(0.5mg/L 이하)인 자재를 사용한 제품을 제조·판매하며 친환경 소재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친환경 자재 등급은 피부질환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폼알데하이드 방출량에 따라 E2등급부터 E1, E0, 슈퍼E0 등으로 높아진다.

특히 한샘은 자사 생활환경기술연구소(이하 한샘연구소)를 통해 중·소규모 협력업체·관계사에 대한 기술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한샘 연구소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인 KOLAS(코라스)에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은 시험기관이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과 라돈, 중금속 등 각종 유해물질에 대한 정보를 시험성적서를 공개하고 있다.

현대리바트가 도입한 '레이저 싱글 엣지 벤더' 자료사진./사진=현대리바트현대리바트가 도입한 '레이저 싱글 엣지 벤더' 자료사진./사진=현대리바트
현대백화점 (48,800원 ▼1,000 -2.01%)그룹 가구전문업체 현대리바트 (7,410원 ▲80 +1.09%)는 올해 초 화학 접착제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신기술도 도입했다. 가구를 구성하는 목재·합판 등의 노출면을 마감하는 재료인 '엣지'를 접착제 없이 부착하는 기술이다. 독일 가구·목재 설비 대표업체인 기업인 '호막(HOMAG)'사와 협업한 기술로 기존 'EVA 본드 접착 방식' 대비 운영 비용이 세 배 이상 높다.


앞서 현대리바트는 2014년 4월 처음으로 국내 가구업체로는 처음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가정용 가구 전제품에 E0보드 사용하는 '유해물질 제로경영'을 선언했다. 지난해부터는 항곰팡이성과 항세균성을 갖춘 자체 개발한 친환경 소재 '강화 페트(PET)-항균 코팅 표면재'(강화 PET)를 주요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가구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친환경 제품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ESG경영에 대한 수요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치면서 관련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으로는 한계가 있다. 친환경 소재와 제조과정이 아닌 업체들은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