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제공=야놀자.
자연스럽게 이목은 야놀자를 이끄는 이수진 총괄대표에게 쏠린다. 미국, 유럽과 달리 여행산업 기반이 부족한 한국에서 에어비앤비를 잇는 '트래블테크(TravelTech)'를 만들어낸 수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총괄대표의 배경이 젊다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2018년 야놀자가 인기 그룹 EXID의 하니를 모델로 전개한 광고 캠페인. '초특가 야놀자'란 중독성 있는 노래와 밝은 이미지로 기존 숙박사업에 대한 이미지를 전환시켰단 평가다. /사진=야놀자
실업계 고교와 전문대를 졸업한 이 대표가 여행산업에 눈을 뜬 건 부자가 되기 위해 20대 초반 악착같이 버티며 마련한 종자돈을 주식투자로 모두 날리면서다. 월급을 받으면서 숙식까지 가능하단 구인공고를 보고 숙박관리와 객실청소를 도맡으며 모텔에 둥지를 틀었다. 이때 모은 돈으로 샐러드 배달 가게를 차렸지만 쓴맛을 본 그는 다시 모텔로 돌아가야 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종사자들이 모이는 카페인 '모텔 이야기'를 개설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숙박업 현장에서 느낀 경험과 개선점 등을 정리하며 숙박업소와 이용자를 쉽게 연결해주고, 음지에 머물렀던 숙박업소를 젊은층이 '노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야놀자 비즈니스 모델의 원형을 만들었다. 2005년 이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창업하고, 유명 카페인 '모텔투어'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감 좋은 '경험형 천재?'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뉴스1
실제 야놀자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것은 2010년대 들어 선제적으로 모바일 시대에 뛰어들면서다. 현장결제·유선예약·오프라인 등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던 여행시장에서 발 빠르게 모바일 앱을 만들며 이용객들을 확보한 것이다. 모텔에 펜션, 특급호텔까지 범위를 넓히는 데 더해 레저·교통·레스토랑까지 여행서비스를 통합 판매하는 '슈퍼앱' 전략을 시도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무엇보다 디지털·IT(정보기술)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한 것이 이 대표의 수완을 증명한단 평가다. 실제 야놀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자와 숙박업소를 중개해 수수료를 취하는 플랫폼이 아닌,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더 유명하다. 직접 자체 호텔관리시스템을 개발해 동남아, 아프리카까지 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하면서다. 이번 투자를 결정한 손 회장도 야놀자의 이 같은 기술경쟁력을 높이 샀다는 진단이다.
거대해진 규모, 야놀자 사단은?
야놀자는 최근 '트래블테크'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야놀자
김 대표는 서울대와 미국 다트머스대 MBA를 졸업하고 구글을 거쳐 유명 컨설팅회사 맥킨지에서 근무한 경영·전략 전문가다. 외부 투자 유치와 해외진출은 물론 디지털전환까지 도맡으며 성과를 냈다. 이 대표가 선장이면 김 대표가 배를 이끄는 항해사인 셈이다.
또 다른 기반은 여느 IT전문 기업보다 탄탄한 R&D(연구개발) 조직이다. 현재 1000명에 달하는 본사 인력의 40% 이상이 개발인력이다.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주요 테크기업을 거친 전문가인 엄태욱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도 300명이 넘는 개발자를 신규 채용하며 R&D 조직을 강화한단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