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메르켈에 "노르트스트림2 우려 표명…러 에너지 무기화 반대엔 일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7.1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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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사진=로이터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국과 독일간 외교적 긴장을 불러 온 최대 원인 중 하나인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에 대한 논의도 이날 진행됐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백악관에서 연 메르켈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노르트 스트림 2에 대한 나의 우려를 거듭 표명했지만 메르켈과 나는 러시아가 결코 이웃국가들을 강압하거나 위협하기 위한 무기로 에너지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신념에 대해 전적으로 일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2 해저 가스관은 미국과 독일간 이견이 가장 큰 의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말 완공이 예상되는 이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 55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 유럽 총 천연가스 수요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이 가스관으로 인해 독일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및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는 걸 우려해 왔다.

이 의제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노르드 스트림 2에 대한 제 견해는 한동안 알려져 있었다"며 "좋은 친구는 반대할 수 있지만 대통령이 될 무렵에는 90%가 완성됐고 제재도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취임했을 때 이미 이 가스관이 거의 완성돼 있었다는 의미다. 대신 그는 미독 정상이 "우리의 팀에게 우리가 함께 취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들을 살펴 볼 것을 요청해 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기후변화, 코로나19 백신,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우크라이나, 민주주의 강화 등을 논의했다.

이번 방문은 오는 10월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메르켈 총리의 마지막 백악관 방문이기도 하다. 그는 총리 재임기간인 지난 15년 간 이번까지 총 23번째 미국을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백악관의 집무실에 도착하자 마자 메르켈을 "미국의 친구이자 개인적 친구"라 부르며 환대했다.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메르켈이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최한 조찬에도 참석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현재 당면 과제, 양국 간 역사, 향후 노력 등 국내외 현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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