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이어 이번엔 야놀자, 손정의 비전펀드 2조 쐈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7.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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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상 투자규모보다 2배 가량 커진 액수…야놀자 글로벌 여행 플랫폼 구축 계획

손정의손정의


여행·여가 플랫폼 야놀자가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II로부터 총 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5일 밝혔다. 당초 알려졌던 투자 규모보다 2배 가량 커진 액수다. '트래블테크'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야놀자는 이번 투자로 연내 예고했던 상장 작업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여행·레저 소비자들에게 숙박시설 예약 대행앱으로 이름을 알린 야놀자는 IoT(사물인터넷)·AI(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클라우드 기반 여행·여가 플랫폼으로 글로벌 호스피탈리티(Hospitaltiy·환대산업) 시장에서 장악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숙박·레저·교통·레스토랑 등 통합 여행서비스를 판매하는 '슈퍼앱' 전략을 취하는 동시에 자체 호텔 자동화 시스템으로 글로벌 호텔관리 시스템(Property Management System, PMS) 1위로 올라서며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자체 솔루션인 '와이플럭스(Y FLUX)'를 개발한 야놀자는 최근 글로벌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을 본격 확장키로 결정했다.
쿠팡에 이어 이번엔 야놀자, 손정의 비전펀드 2조 쐈다
이번 투자 역시 클라우드 기반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손정의 회장이 통 큰 투자를 내린 것 역시 쿠팡처럼 야놀자의 기술 경쟁력에 높은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란 평가다. 또 연간 30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여행시장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 여파를 벗어나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것 역시 투자를 이끄는 호재로 분석된다.



실제 야놀자는 지난해 국내 매출액이 1920억원으로 전년 대비(1335억원) 대비 44% 가량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161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해외매출까지 합치면 3000억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다. 코로나 '여행한파'로 국내 여행·관광산업이 13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은 상황 속에서도 '나 홀로 생존신고'를 마친 셈이다.

야놀자는 이번 투자유치금을 활용해 선도적인 기술개발과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선단 방침이다. AI 기술 기반의 자동화 솔루션,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화 서비스 등을 고도화해 보다 진일보한 글로벌 여행 플랫폼(Global Travel Platform)을 구축,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야놀자가 지난해 자체 개발한 와이 플럭스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 /사진=야놀자야놀자가 지난해 자체 개발한 와이 플럭스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 /사진=야놀자
이번 투자 성과에 따라 연내 예고했던 IPO(기업공개)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여행업계에선 대규모 투자로 실탄을 마련한 야놀자가 쿠팡처럼 한국이 아닌 미국 증시에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같은 트래블테크인 에어비앤비가 지난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IPO 대박을 터뜨린 것 처럼 충분히 해외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경우 공동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교체할 가능성도 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 매니징 파트너는 "야놀자는 인공지능을 앞세운 여가 슈퍼앱 전략을 통해 한국의 여행레저 산업을 혁신하는 선두주자"라며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과 여행산업 혁신을 이끌기 위해 야놀자와 협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여가 시장을 초연결시키겠다'는 야놀자의 목표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II와 함께 이뤄나갈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1위 호스피탈리티 테크기업이자 여행 슈퍼앱으로서 변화를 리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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