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개발자 "암호화폐, 부자 놀이터" 맹비난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2021.07.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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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코인 /사진=뉴스1도지코인 /사진=뉴스1


가상자산(암호화폐)인 도지코인을 만든 잭슨 팔머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례적으로 글을 올리곤 암호화폐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암호화폐는 평범한 이들의 돈을 착취하기 위한 부자 카르텔의 '놀이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팔머는 이날 트위터 게시글에서 "암호화폐로 돌아올 것인지 혹은 이 주제에 대한 생각을 자주 공유할 것인지 등의 질문을 받는다"며 "내 대답은 전적으로 '아니오'(No)"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난 2013년 빌리 마커스와 함께 당시 '밈'(Meme·인터넷 상의 유행)이었던 일본 시바견 이미지를 마스코트 삼아 도지코인을 개발했다. 순전히 재미로 시작한 일이었기에 이들은 도지코인이 이토록 유명해질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잇달아 띄우기에 나서면서 도지코인은 현재 시가총액 기준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암호화폐로 자리잡았다. 팔머와 마커스는 도지코인이 뜨기 전에 모두 처분해 이익을 얻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5일 오후 2시 43분 도지코인은 19.37센트에 거래돼 시가총액 기준 8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지코인 개발자 "암호화폐, 부자 놀이터" 맹비난 이유는
이날 여러 개의 트위터 글을 통해 의견을 밝힌 팔머는 "몇 년 동안 연구한 결과 난 암호화폐가 본질적으로 우파적인 초자본주의 기술이라고 믿게 됐다"며 "조세 회피, 규제 완화, 인위적인 희소성 등을 결합해 암호화폐 지지자의 부를 증폭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호화폐가 분권화를 실현한다는 일부의 주장과 달리 "부자 카르텔에 의해 강력하게 통제되고 있다"며 "기존의 중앙 집권적인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해 출발했으나 결국 부자 카르텔에 의해 중앙 집권적으로 진화했다"고 부연했다.

팔머는 암호화폐 업계가 "수상한 비즈니스 연결망과 인플루언서, 유료 미디어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재정적으로 자포자기한 상태의 순진무구한 이들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해 '벼락부자'와 같은 깔때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의심할 여지 없이 금융 착취는 존재했지만 암호화폐는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장치를 약화시켜 상층부에게 부당한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깔때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했다.

CNBC방송은 공동 개발자 마커스 역시 팔머의 주장에 대해 "대체로 유효하다"고 동의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마커스는 트위터 게시글에서 "암호화폐 공간엔 끔찍한 이들이 많다"며 "팔머가 암호화폐를 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완전히 이해한다. 나는 팔머의 관점을 이해하고 있고 우리는 모두 암호화폐의 부정적인 면을 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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