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학폭 영상' 일파만파, 가해자 "장난삼아 손댔다"…경찰 수사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1.07.1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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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논란이 된 '일산 학폭 영상' 관련해 가해 학생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논란이 더욱 커지자 해당 영상에서 피해자 A군을 성추행한 가해자 C양은 자신의 SNS에 사과글을 올려 "A군이 자신을 상대로 성적 농담을 한 사실을 알고 괴롭혔고 장난삼아 손을 한 번 대보고 뗐다"고 해명했다.

지난 13일 A군이 중학생 5명으로부터 집단 폭행과 성추행을 당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 상에 퍼졌다/사진=동영상 캡쳐지난 13일 A군이 중학생 5명으로부터 집단 폭행과 성추행을 당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 상에 퍼졌다/사진=동영상 캡쳐


일산 학폭 의심 영상 수사…목 조르고 성추행까지
15일 일산 동부경찰서는 동영상 속에서 폭행과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A군을 불러 피해자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A군의 목을 조르고 있는 남학생 B군과 A군의 성기 부위에 손을 갖다 댄 여학생 C양도 곧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SNS의 한 오픈채팅방에서 고양시 일산 동구에 위치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중학생 A군이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이 나왔다. 영상 속에는 B군이 A군을 붙잡아 목을 조르고 담배를 피우던 여학생 C양이 목졸림을 당해 고통스러워하는 A군의 성기를 만지는 듯한 모습까지 담겨 있다.

사건 발생 당일 오후 4시50분 쯤 신고가 접수돼 인근 지구대에서 출동해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당시 B군은 "기절놀이 장난을 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A군 역시 "장난한 것이 맞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동영상 내 폭행, 성추행 정황 등을 포착해 A군의 부모에게 연락해 사건 접수 절차를 설명했고 수사 부서에 해당 건을 인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 사이 영상이 퍼지며 논란이 됐다.

경찰 관계자는 "동영상에서 피해 정황을 확인했지만 수사 부서로 해당 건을 인계하기 전 동영상이 퍼졌다"며 "A군의 부모님에게 먼저 사건 접수 절차 등을 설명했지만 A군이 당일 늦은 시간까지 학원에 있어 구체적인 진술 확보가 늦어졌다"고 했다. 이어 "현재 피해자 조사를 마쳤고 가해 학생들을 소환해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영상 전에 A군 손목에 담배 지지고, 뺨 때려...뒤늦은 사과
C양은 자신의 SNS에서 "지난 13일 오전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A군을 만나 '왜 여기서 담배를 피냐'고 따졌다"며 "그런데 친구를 통해 A군이 나를 상대로 성적인 농담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빰을 2~3대 때리고 왼쪽 손목에 담배를 지졌다"고 했다.


그후 경찰 신고가 들어와 C양은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하고 C양의 어머니와 크게 다퉈 친구를 만나러 가는 도중 A군을 근처에서 발견했다고 했다. C양은 "A군과 다시 얘기를 하기 위해 갔는데 친구 B군이 기절놀이를 하고 있었다"며 "A군의 성기가 크다는 소리를 듣고 장난삼아 손을 한 번 대보고 뗐다"고 말했다.

이어 "그 뒤 A군의 얼굴이 빨개지고 가만히 냅두면 안 될 것 같아 B군을 말렸다"며 "다행히 A군이 멀쩡히 일어났으나 또다시 신고가 들어와 B군은 지구대로 가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C양은 "당일 저녁 언론에 보도가 된 이후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고 A군에게 사과를 했다"고 했다. C양은 그러면서 자신의 SNS에 A군에게 보낸 메시지를 올렸다. 메시지엔 "담배를 지지고 성추행 한 거 미안하다"며 "다시 생각할수록 후회스럽고 창피하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사과문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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