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단독모드' 시작한 KT…경쟁사 "오히려 속도 저하" 신경전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오상헌 기자 2021.07.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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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15일부터 국내 최초 5G 단독모드 상용화
SKT·LGU+ "NSA 대비 속도가 느려질 수 있어"

KT 직원이 5G SA를 적용한 갤럭시S20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KTKT 직원이 5G SA를 적용한 갤럭시S20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KT


KT (34,250원 ▼400 -1.15%)가 15일 통신3사 최초로 5G 단독모드(SA·Standalone)를 상용화한 가운데, 또 다시 5G 속도를 둘러싼 통신업계의 신경전이 불거졌다. SA는 LTE를 이용하지 않고 5G망으로만 데이터 등을 처리하는 기술인데, 경쟁사들은 현재의 5G 기술로는 속도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KT는 속도저하는 낭설일 뿐이며 SA의 잇점을 십분 활용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LTE 개입 없는 '5G 단독모드', 뭐가 달라지나
이날 KT는 삼성 갤럭시S20, S20+, S20 울트라 3종의 단말에서부터 5G SA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추후 제조사와 협력해 적용 단말은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때까지 국내에서 5G는 비단독모드(NSA) 방식으로 제공돼왔다. NSA는 데이터 처리는 5G망으로, 단말 제어 신호는 LTE를 활용하는 만큼, 5G망과 LTE망 연동이 필수적이다.

반면 단독모드는 제어와 데이터처리 모두 5G망으로 처리한다. LTE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비단독모드 방식에 비해 지연시간이 단축되고, 배터리 소모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삼성 갤럭시S20+단말로 SA와 NSA 배터리 사용시간을 비교 시험한 결과, SA는 NSA보다 최대 1시간6분을 더 오래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연시간을 최소화해야 하는 자율주행이나 스마트팩토리 등 차세대 서비스의 기반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KT는 당장 연말부터 SA모드를 활용해 보다 정교한 재난문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LTE 기지국 기반의 재난문자는 불필요한 인근 지역의 정보까지 수신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SA에서는 위치한 지역의 재난문자만 제공해 이용자 불편을 줄이고 효과적인 재난상황 전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견제 나선 SKT·LGU+ "5G 단독모드 시기상조"
옵션2와 옵션4 비교 사진. /사진=SK텔레콤옵션2와 옵션4 비교 사진. /사진=SK텔레콤
KT가 5G SA 상용화를 시작하자 경쟁사인 SK텔레콤 (51,400원 ▲300 +0.59%)LG유플러스 (9,770원 ▼10 -0.10%)는 견제에 나섰다. 경쟁사들은 현재 B2B(기업간거래) 사업장을 대상으로 SA 기술을 적용하고 있지만, 일반 5G 가입자를 대상으로는 별다른 이점이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51,400원 ▲300 +0.59%) 측은 "일반고객 대상 적용은 NSA 대비 속도가 느려질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9,770원 ▼10 -0.10%) 역시 '옵션2' 방식의 기술은 준비가 돼 있으며 시장의 요구가 있으면 SA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차세대 SA 기술 적용을 검토 중이다. 현재 5G 네트워크만 이용하는 '옵션2' 방식 대신 LTE도 같이 활용하는 '옵션4' 방식의 SA 기술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옵션4는 5G코어와 기지국 장비만을 이용하는 옵션2에서 LTE의 보완 역할이 더해져 NSA 방식 이상의 속도와 품질의 제공이 가능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독일의 도이치텔레콤, 영국의 BT 등 글로벌 통신기업과 함께 연내 1차 시범검증을 통해 옵션 4의 기술적 효과를 확인한 후, 늦어도 2년 내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 "5G에서 NSA→SA 기술 진화는 필연적"
KT는 이에 대해 "경쟁사들과 달리 KT는 5G 상용화 초기부터 SA에 집중한다는 전략 아래 준비해왔다"면서 "SA에서 속도나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SA에서도 5G 음영지역에서는 자동으로 LTE를 잡게 되어 있다"며 "5G 기지국이 구축된 지역에서만 LTE 신호를 잡지 않고 5G를 이용하는 것으로, 아직 5G 무선국 숫자가 적은 상황에서 LTE를 아예 쓰지 않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주장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는 현재 NSA에서 SA 방식으로 가는 방향이 맞다고 지적한다. SA가 되면 하나의 물리적인 네트워크를 가상 분할해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등 서비스 특성에 맞는 서비스가 가능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독모드 하에서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이뤄지면 대용량의 다양한 5G 서비스를 각각의 가상 네트워크로 쪼개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실시간 맞춤형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가야 할 방향은 맞지만, 각 통신사의 전략에 따라 시기는 조금씩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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