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경영권 방어 성공…김선영 대표 해임안 부결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7.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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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의결권 위임장 6000여 장 집계…새벽 1시 개회

14일 서울 마곡동 헬릭스미스 본사 앞에서 주주들이 임시주주총회장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김근희 기자14일 서울 마곡동 헬릭스미스 본사 앞에서 주주들이 임시주주총회장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김근희 기자


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헬릭스미스 (4,400원 ▼25 -0.56%)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김선영 대표와 유승신 대표를 비롯한 헬릭스미스 현 이사진들이 자리를 지켰다.

15일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전날 임시주주총회 결과 △김선영 대표 해임 건 △유승신 대표 해임 건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에 대한 해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이 모두 부결됐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들이 추천한 사내·사외이사 7명 선임 건 중 최동규씨와 김훈식씩 2명만 가결되고, 나머지는 모두 부결됐다.

출석 주주 의결권 2/3와 발행주식 총수 1/3 이상의 수가 찬성해야 한다는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번 헬릭스미스 임시주총은 헬릭스미스와 비대위의 운명을 결판짓는 중요한 자리였던 만큼 치열하게 진행됐다. 앞서 비대위는 2019년부터 시작된 헬릭스미스의 주가 급락,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지연, 대규모 유상증자, 고위험 사모펀드 투자 악재 등을 이유로 들어 현재 헬릭스미스 경영진들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에 전날 오전 9시 임시주총이 시작됐다. 임시 주총 시작 한참 전부터 주주들은 주총에 참여하기 위해 헬릭스미스 본사 앞에 모였다. 임시주총은 코로나19(COVID-19) 방역 지침으로 인해 임시주총을 진행하기 위한 직원과 주주들을 합쳐 50명만 주총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전날 오전 8시 20분쯤에 주총장 입장 문제로 소동이 벌어졌고,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비대위 핵심인물 3명과 이사 후보진 몇명이 위임장을 들고 주총장으로 향했고, 나머지 주주들은 번호표를 받은 뒤 차례로 주총장에 입장했다.


비대위는 수기로 6000장이 넘는 위임장을 모아왔고, 이를 확인하는 작업만 하루를 넘겼다. 비대위가 모아온 위임장 중 일부에 주식 수량이 기재되지 않아 사측과 비대위가 현장에서 직접 주주명부와 위임장을 대조해야 했다.

위임장 집계는 전날 오전 9시에 시작해 이날 새벽 1시쯤 끝났고, 주총 결과가 1시30분에 나왔다.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이사도 최동규 씨와 김훈식 씨 2명만 가결됐다. 최동규 씨는 2015~2017년 특허청장을 지냈고, 현재 특허법인 화우 대표 변리사다. 김훈식 씨는 유티씨인베스트먼트 대표, 대상홀딩스 대표 등을 거쳤고 현재는 유티씨인베스트먼트 고문으로 있다. 이외 정관 변경이 가결됐고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경우 부결됐다.

특히나 소액주주 비대위에서 모아온 6000장에 달하는 위임장 확인 작업 때문에 하루를 넘겨 15일 새벽 1시에나 임시주주총회가 개회됐고 주총 결과는 새벽 1시 30분에나 나왔다.

이로써 김선영 대표는 자신이 1996년 세운 헬릭스미스(옛 이로메디카퍼시픽)을 지킬 수 있게됐다. 바이오 벤처 1세대인 김선영 대표가 세운 헬릭스미스는 2005년 기술특례 1호 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헬릭스미스 주가는 2019년 3월13일 31만2200원을 기록했었으나 그해 9월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임상 3-1상이 실패하면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전날 기준 헬릭스미스 종가는 3만3250원이다.

2019년 8월 헬릭스미스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1496억원을 조달하면서 향후 2년간 추가 유상증자는 없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161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증을 진행했다. 유증에 최대주주 등 기존 경영진은 참여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 10월 헬릭스미스가 2016년부터 5년간 팝펀딩 관련 사모펀드와 파생결합증권(DLS) 등 68개 고위험 자산에 2643억원을 투자해 대부분 원금손실을 기록했다는 공시를 내면서 소액주주들과 갈등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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