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ESG 맞춰 포트폴리오 대전환···10조 쏟는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7.1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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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ESG 맞춰 포트폴리오 대전환···10조 쏟는다


LG화학이 '창사 이래 최대 혁신'을 외치며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바이오 등 3대 신성장동력에 2025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한다. 지속가능성이 전제되지 않는 사업은 생존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절박함에서다. 하반기 내 가시적 성과도 예고했다.

E-모빌리티 소재 등에 6조원 투자···LG에너지솔루션과 시너지도 '기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14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동력으로 △친환경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비즈니스 △전지 소재 중심의 이모빌리티(e-Mobility) △글로벌 혁신 신약을 선정, 해당 분야에만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은 매출과 영업이익에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는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부터 전략, 투자 등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ESG 기반으로 혁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LG화학의 이같은 선언은 창사 이래 지난 71년 간 지켜온 '전통 화학기업' 강자로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단 의지를 담은 것이다. LG화학은 이미 지난해 업계 최초로 2050년 탄소중립성장 전략도 내놨었다. 신 부회장이 취임한 지난 2년 간, 지속가능한 사업의 방향성을 탐색하고 일부 선제적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창사 이래 첫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시가총액 2.5배 증가 등 성과도 확인, 이번 선언에 힘을 보탰다.



투자 규모로 보면 전지 소재 중심 이모빌리티 분야에 가장 많은 총 6조원을 투입한다. 급팽창중인 2차 전지 시장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지난해 말 분사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의 시너지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연내 상장된다.

LG화학은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CNT(탄소나노튜브) 등까지 폭넓게 육성한다. 전지 소재 시장은 2021년 39조원에서 2026년 100조원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양극재 사업은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연 6만톤 규모 구미공장을 올해 12월 착공한다. 이로 인해 LG화학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0년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7배 가량 늘어난다.


또 양극재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 JV 체결도 준비중이다. 앞으로도 광산, 제·정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다양한 협력을 적극 추진해 메탈 소싱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

분리막 사업은 빠른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기술력과 보유 고객 등 시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들을 대상으로 M&A, JV 등을 검토중이며 글로벌 생산 거점도 조기 구축한다.

아울러 CNT 생산규모를 2021년 1700톤에서 2025년까지 5100톤 이상으로 늘리고, 연내 CNT 3공장 착공도 준비할 계획이다.

친환경 지속가능 소재·바이오도 신성장축···신 부회장, 수소 가치사슬 참여 가능성도 '언급'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LG화학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LG화학
LG화학이 또다른 성장축으로 삼은 것은 친환경 서스테이너빌리티 소재 사업이다. 이에 3조원을 붓고 LG화학 석유화학사업 본부 내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시킬 계획이다.

우선 'Bio-balanced SAP(고흡수성수지)' 제품을 이달부터 본격 생산, 미국·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한다. Bio-balanced SAP은 식물성 바이오 재생 원료와 화석연료를 기초 원료로 함께 사용해 만든 친환경 제품이다.

이밖에 생분해성 고분자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는 빠른 시장 진입과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기술을 적극 도입, 올해 생산설비 착공이 목표다.

또 바이오 납사와 옥수수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지는 PLA(Poly Lactic acid) 등의 친환경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키 위해 국내외 원료 업체와 조인트벤처(JV)도 적극 추진한다.

아울러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올 하반기부터 화장품 용기의 플라스틱 자원을 100% 선순환시키는 에코 플랫폼을 구축, PCR(post consumer recycle) ABS 등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화장품 용기에 적용키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중이다.

마지막 성장동력 축은 바이오로 낙점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2030년까지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보유한 글로벌 신약 회사로 도약해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신약사업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생명과학사업본부는 그동안 신약 파이프라인을 2019년 34개에서 2021년 현재 45개로 확대하고 R&D 투자에 집중하는 등 신약 개발 추진을 가속화해왔다는 설명이다.

이미 강점을 가진 당뇨, 대사, 항암, 면역 4개 전략 질환군 개발에 역량을 집중중이며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도 2021년 11개에서 2025년 17개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ESG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환은 필수적"이라며 "관련 기술과 고객을 보유한 외부 기업들과 협력하기 위해 현재 검토하고 있는 M&A, JV, 전략적 투자 등만 30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G화학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창사 이래 가장 혁신적인 변화가 이미 시작됐으며 올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수소경제 참여 가능성도 언급했다. 신 부회장은 "수소 경제는 여러 가치사슬을 포함하는 생태계"라며 "직접 생산이나 유통이 LG화학의 사업은 아니지만 가치사슬 중 '소재 솔루션'이 중요한 부분이 있어 그런 부분은 면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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