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 저자 탈레브의 변심? "비트코인 화폐가치는 '0' "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1.07.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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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상황 극심한 가격 변동성에 입장 달라져

나심 탈레브 뉴욕대 교수 /사진=뉴욕대 홈페이지나심 탈레브 뉴욕대 교수 /사진=뉴욕대 홈페이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하며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Nassim Taleb) 미국 뉴욕대 교수가 비트코인에 대해 '역사상 가장 취약한 자산'이라며 화폐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1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탈레브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비트코인은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통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안전한 투자라는 개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 역사상 비트코인만큼 취약한 자산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반면 그는 "금과 다른 귀금속은 대부분 유지 관리가 필요 없고, 역사적으로 봐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탈레브 교수의 발언은 과거의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이전에 탈레브 교수는 비트코인에 대해 호의적인 편이었다. 그는 2018년 논문에서 "비트코인은 첫 번째의 유기적인 통화(organic currency)이자 정부의 환율 통제에 저항하는 일종의 보험과 같은 성격도 지닌다"고 썼었다.

탈레브 교수가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 주요한 이유는 극심한 변동성이다. 그는 비트코인이 2008년에 만들어졌고 항상 변덕스럽기로 악명이 높았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 경제 위기에 직면했을 때 이같은 변동성이 처음으로 극단적으로 치달았다고 분석했다.

탈레브 교수는 지난해 3월 비트코인이 주식시장보다 더 하락했다가 정부의 유동성 확대로 가치를 회복했다는 점을 짚었다. 이는 탈중앙화를 외치는 비트코인의 본질과 달리 비트코인이 기존 시스템의 영향력 하에 놓여있으며, 시스템에서 초래된 위기에 대한 대비책으로 사용될 수 없다는 충분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탈레브 교수는 투기 열풍에 휩싸인 비트코인을 "속임수"로 부르며 '폰지사기'(불법 다단계 금융 사기)에 비유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비트코인에 대해 "폰지사기의 특징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비트코인 사이에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며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안전한 헤지 수단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2007년에 발간된 탈레브의 저서 '블랙스완'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블랙스완이란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사건이 일어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미국시간 13일 오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3만200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지난달 중순 4만달러대를 한번 찍은 것을 제외하면 지난 한달간 거의 3만2000~3만6000달러대 사이를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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