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학 최대 변수 '교사 백신 접종'… 접종일 지정에 불만도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한민선 기자 2021.07.1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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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론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센터에서 유치원 초등(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 등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13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론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센터에서 유치원 초등(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 등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중학교 A 교사는 최근 학교에서 7월말 사흘내로 백신을 맞으라는 권고를 받았다. 일정을 맞춰야 학사 공백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A교사는 정해진 날짜에 맞기 위해 접속자가 적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예약을 걸 수밖에 없었다.

전국 초·중학교 교사들의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됐지만 일부 학교에서 접종일을 지정하는 등 상식 밖 무리수로 불만을 사고있다. 짧은 접종 기간동안 대체인력 없이 학사를 운영하다보니 벌어진 일이다. 교원단체에서는 "교사를 통제하려는 문화의 잔재"라고 지적했다.



1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초등학교 3∼6학년을 가르치는 교사를 비롯해 중학교 교직원, 아동시설에서 일하는 교육·보육 종사자는 이날 0시부터 백신 접종을 예약할 수 있다.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1∼2학년 교직원 등 교육 및 보육 종사자들도 이날부터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추진단은 교육 및 보육 종사자 58만여명, 돌봄인력 3만5000여명 등 61만5000여명이 접종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에는 예약 시작부터 접속자가 몰렸다. 서울 초등학교 B교사는 "0시에 맞춰서 들어갔더니 대기시간이 55분이 뜨더라"며 "다른 교사들도 상황이 마찬가지인 것을 확인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 고등학교 C 교사는 "새벽 1시반 정도부터는 접속이 원활했다더라"고 말했다.

일부 교사들은 학교가 원하는 요일이나 날짜에 맞춰서 백신 접종을 예약하다보니 '피켓팅'(피가 튀기는 티켓팅)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규 교사의 수업을 대신할 인력이 없기 때문에 접종 기간 중 실제로 주사를 맞을 날짜는 며칠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A 교사는 "교육부는 열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백신 접종을 하라면서 수십만명에 달하는 교사의 백신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는 대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교육당국과 교원단체는 백신 접종일을 지정하는 일부 학교의 행위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사운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접종일을 지정한 의도는 알겠지만 예약 일자는 병원 일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데 이것까지 학교가 지시하는 것은 교사의 선택권 보장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학교는 짧은 접종 기간에 협조하는 교사들을 지원해서 학기를 잘 마무리 할 생각을 해야지, 접종일까지 지정하는 것은 교사들을 지나치게 통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8월 개학과 2차 접종 시기가 겹쳐 어쩔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1차 백신 접종은 28일부터 시작되고, 2차 접종은 3주 후인 8월18일부터 가능하다. 이 시기 개학을 하는 학교들이 적지 않다.



20대 중학교 교사 김모씨는 "전국적으로 8월18~20일에 공가를 쓰는 교사가 엄청 많을 것"이라며 "개학을 늦게 하거나 3일간 원격을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 학교도 있지만, 보강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어 벌써부터 개학이 두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2학기 후 전면 등교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코로나19 2차 백신 접종 후 2주 이상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는 데다가 4차 유행 확산세를 고려하면 등교가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개학 이후 2차 접종 완료하고 완전하게 항체가 생성되는 기간이 교육부 당초 발표보다 훨씬 길어질 것"이라며 "또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어 2학기 전면 등교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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