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을 노리고 '사장님'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임금근로자가 되지 못해 자영업자가 된다. 할 수만 있다면 따박따박 월급이 나오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회사가 내 주는 임금근로자가 되고 싶다. 하지만 임금근로자로 진입하기 위한 장벽은 높다. 몸을 써서 일하는 현장직이라도 성인 세명 중 한 명 꼴이라는 고혈압이라도 있다면 쉽지 않다.
제살 파먹기를 하는 자영업 시장에서 승자란 있을 수 없다. 누가 더 많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오래 버티느냐의 경쟁이다. 상대가 나가 떨어진다고 해도 청년 취업난과 은퇴세대 증가 등으로 '자영업 예비군'은 넘쳐난다. 경쟁자는 금방 충원된다. 상권과 트렌드 변화까지 갈 것도 없다. 채무조정이나 일자리안정자금 등으로 발등의 불은 끌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한다.
전사자를 줄이려면 자영업자간 경쟁을 줄여줘야 한다. 그럴려면 자영업자도 쉽게 임금노동자가 되게 해야 한다. 현실은 쉽지 않다. AI(인공지능), 기계와 인간이 노동시장에서 경쟁한다. 기계는 무어의 법칙(마이크로칩의 밀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법칙)을 따라 경쟁력이 높아지는데, 인간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기계의 발전은 어쩔 수 없다지만, 업종과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적용되는 최저임금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등 고용에 대해 리스크를 높이는 규제,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고 관리자 등 사측을 비난하고부터 보는 문화는 고용을 주저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근로자들을 보호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노조는 기본적으로 내부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집단이기 때문에 그들이 임금근로자의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행태도 비난할 수 없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입장에선 임금근로자로 가기 위한 장벽만 더 높아질 뿐이다. 노조의 주장과 정부가 추구해야 할 '공익'은 구분해야 한다.
임금근로자가 돈을 더 많이 벌면 많이 써서 자영업자도 좋아진다는 주장도 동화 속에서나 통하는 논리라는 것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에서 확인했다. 현실은 고용원이 있는(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계속 줄어드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오히려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임금일자리를 구축(drive out)할 뿐이다. 기업이 사람을 고용하는 데 부담을 갖지 않는 사회. 진입장벽이 낮아 자영업자가 마음만 먹으면 임금노동자가 될 수 있는 사회. 그게 자영업자가 흥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