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물린 비트코인 투자자 떠났나? "6월 거래량 40%↓"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1.07.1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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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지난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한데, 중국의 규제 강화와 이로 인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투자 심리를 악화한 것이 원인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가상자산 시장데이터업체인 크립토컴페어를 인용해 코인베이스, 크라켄, 바이낸스, 비트스탬프 등 주요 거래소의 지난달 거래량이 전달에 비해 40%가량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크립토컴페어는 가상자산의 가격이 하락한 후 다시 오르지 않은 것을 거래량 감소 이유로 꼽았다. 지난달 비트코인은 한 때 2만8908달러까지 떨어졌다. 6월 하루 최대 거래량은 1382억달러(22일)였는데, 이는 5월 중 하루 최대 거래량에 비해 42.3% 줄어든 것이다.

가상자산 시장 축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중국의 규제 강화다. 중국은 지난달 말 가상자산 채굴과 거래를 금지시켰고, 이로 인해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50~60%를 차지하던 중국 내 채굴 작업이 잇따라 중단됐다. 많은 채굴자들은 중국을 떠나 북미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지펀드사 퍼벨 글로벌의 테디 발리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중국의 (가상자산) 탄압이 큰 두려움을 일으켰고 (그 결과가)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대규모 매도가 발생했고, 투자자들이 투자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디지털자산 전략 이사인 가버 거백스는 "많은 사람들이 고점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했고 많은 돈을 잃었다"며 "비트코인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졌다. 한번 겁에 질린 사람들이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시간 13일 오후 12시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35% 떨어진 3만300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량 급감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가상자산 시장 데이터제공업체 카이코의 클라라 메달리 연구책임자는 거래량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6월 거래량은 여전히 역대 월별 거래량 상위 5위 안에 드는 수준"이라며 "5월과 비교하면 거래량 감소폭이 가파르긴 했지만 5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만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데이터제공업체 트레이드더체인의 만치니 분석가도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더 많은 기관이 가상자산 거래와 연구 부서를 공식적으로 만들고, 주권 국가에서 비트코인을 통화로 채택하는 데다가 채굴자들이 (중국이 아닌) 보다 민주적 국가로 이동하면서 비트코인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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