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턱밑 추격에…'삼성 독주' 스마트폰 OLED 시장 지각변동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1.07.1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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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턱밑 추격에…'삼성 독주' 스마트폰 OLED 시장 지각변동


국내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스마트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전이 거세다. 과거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벌어졌던 '치킨 게임'(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고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이 OLED 시장에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올해 애플에 900만장의 OLED 패널을 공급할 전망이다. 전체(1억6900만장)의 5.3%에 불과한 수치지만, 업계가 받아들이는 무게감은 가볍지 않다. BOE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눈을 돌린 것은 얼마되지 않아서다.



BOE는 2017년 5월 처음으로 6세대 플렉시블 OLED 공장 가동에 돌입했다. 불과 3년 만인 지난해 아이폰 교체용(리퍼비시) 일부 물량을 따냈다. 올해 하반기에는 추가 생산될 아이폰2 시리즈에 패널을 공급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2017년 0.1%에 그쳤던 BOE의 스마트폰용 OLED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8%까지 올랐고, 내년에는 13%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도 예외는 아니다. 옴디아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모델에 한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구입했다"면서 "올해는 BOE가 갤럭시 M시리즈의 OLED 패널 공급 업체 중 하나가 될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바뀔 것"이라 분석했다. BOE는 삼성전자에 LCD를 공급한 적은 있지만 OLED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중국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CSOT와 티엔마, EDO(에버디스플레이 옵트로닉스) 등 중국의 다른 업체들도 빠른 속도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재 증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OLED 생산라인은 2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CSOT와 티엔마는 내년에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각각 6%, 4%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가시화하는 중국의 OLED 시장 진출은 3년 전 LC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대만 AUO의 '빅3 체제'가 무너졌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BOE와 CSOT 등 중국 업체들은 10.5세대 공장을 통해 대량으로 찍어낸 LCD 패널을 타 업체보다 20~30% 싸게 팔았다. 계속된 저가 공세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국내 기업이 새롭게 개척한 시장이 OLED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은 국내 기업에 비해 떨어지지만, 중국 업체들의 중소형 OLED 패널 가격은 국내 업체의 70% 수준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단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패널 업체들의 OLED 출하가 국내 업체들의 단가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 시장 인사는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한국과 중국의 싸움은 숙명이 된 분위기"라며 "한국 업체들은 더 좋은 패널을 개발하거나 또다른 신시장을 개척해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도 아직 OLED 패널의 기술 진화는 무궁무진하다"면서 "폴더블을 비롯해 디스플레이 밑에 카메라를 배치하는 UDC 등으로 OLED 시장 내에서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상황"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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