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내고 축구 보러 갔다 해고된 英 직장인...축구업계 취직

머니투데이 소가윤 기자 2021.07.14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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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회사원이 거짓 병가를 내고 축구경기를 보러 갔다가 중계 카메라에 얼굴이 잡혀 결국 해고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영국의 한 회사원이 거짓 병가를 내고 축구경기를 보러 갔다가 중계 카메라에 얼굴이 잡혀 결국 해고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의 한 회사원이 거짓 병가를 내고 축구 경기를 보러 갔다가 중계 카메라에 얼굴이 잡혀 결국 해고되는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덴마크의 '유로 2020' 준결승전이 열렸다. 평소 열렬한 축구 팬이었던 니나 파루오키(37)는 어렵게 얻은 관람권을 놓치고 싶지 않아 회사에 거짓 병가를 냈다.

그는 "일손이 부족한 탓에 정식 휴가를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 웸블리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파루오키의 자리는 골문 바로 뒤인 그야말로 명당이었고 그만큼 중계 카메라에 잡힐 위험도 컸다.



하지만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덴마크에 한 골 뒤지고 있었던 잉글랜드가 동점 골을 터트리자 파루오키가 기쁨의 함성을 질렀고, 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전 세계 TV 화면으로 송출된 것.

파루오키는 "휴대전화에 축하 메시지가 쌓여 있었다. 중계 화면에 내가 나왔다고 하더라"며 "친구들도 그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서 내 얼굴이 온라인에 도배됐다"고 말했다.



파루오키는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날 오전 6시 기차를 타고 돌아가던 중 상사로부터 "회사에 오지 말라"며 해고 통보를 받았다.

파루오키는 "관중이 6만6000명이나 있어 내가 눈에 띄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상사도 TV를 통해 경기장에 있는 내 모습을 봤다더라. 사실대로 털어놨지만 아무도 나를 공감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모든 영국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경기였고, 시간이나 기회가 있었다면 직원들에게 축구 경기를 관람하도록 장려했을 것"이라며 "이탈리아와의 결승전 다음날인 12일(현지시간) 오전에 직원들의 회복을 위해 휴가를 줄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파루오키는 혼자 경기를 보기 위해 거짓 병가를 냈다. 우리 회사는 정직성과 성실성을 소중히 여기며 어떤 직원도 병가 등 정책을 악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며"이는 고용 계약 위반이므로 그를 해고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파루오키는 "내 행동을 조금 후회하지만 경기를 놓쳤다면 더욱 후회했을 것"이라며 "다음에도 또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직한 후 자신의 관심 분야를 살려 현재 축구 관련 콘텐츠 제작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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