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
디지털 혁신에 휴먼터치(Human Touch)를 입힌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는 어떨까.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상상은 현실이 됐다. 신한은행이 미래형 영업점으로 '점포 실험'을 시작한다. 디지털 혁신으로 고객경험을 끌어올린 동시에 창문 하나도 고객을 배려해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이러한 내용의 '디지로그 브랜치'를 12일 열었다. 서울 서소문, 인천 남동중앙금융센터, 서울 신한PWM목동센터 등 3곳을 테스트베드로 삼았다. 각각 소매금융, 기업금융, PB(프라이빗뱅킹)에 특화한 점포다. 9월 한양대에 추가로 개설하고 점차 늘려갈 방침이다.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브랜치 입구/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브랜치 내부/사진제공=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엔 모두 15명의 직원이 일하는데 이 중 3명은 비대면 영업에 대한 연구를 전담한다. 영업 현장 일선에서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을 고민하는 셈이다. 창구에 가만히 앉아 있는 직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고객과 원형 테이블을 함께 클릭해보는 등 고객의 '디지털 여정'을 도왔다. 기존의 은행 풍경을 찾아볼 수 없는 건 모든 업무가 100%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입출금 등 단순 업무는 디지털 데스크를 활용한 셀프뱅킹 방식으로 처리하면 된다. 본점 직원을 화상으로 만나는 화상 상담 창구도 따로 마련됐다. 궁극적으로 현금이 오가지 않는 '캐시리스' 점포가 되는 게 목표다. 고객의 재미를 위해 원하는 사은품을 선택해서 받는 벤딩머신도 구비했다.
신한은행이 디지로그 브랜치로 실험에 나선 건 은행만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서다. 빅테크, 인터넷전문은행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오프라인의 장점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순한 신한은행 서소문지점 수석은 "진 행장이 디지털 혁신, 공간의 혁신, 빅테크엔 없는 신한은행만의 경쟁력 등을 화두로 던졌고 고객과 함께 고민하면서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점포에 놓인 태블릿PC의 콘텐츠 구성 등도 일일이 고객의 의견을 물어 정했는데 진 행장의 말처럼 주변 직장인 고객이 디지로그 브랜치에 와서 휴식을 누리다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