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한·중·말레이 삼각기지 구축..12조원 신소재 시장 잡는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07.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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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개발한 NBL 소재/사진=LG화학LG화학이 개발한 NBL 소재/사진=LG화학


LG화학이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에 의료용 장갑 등에 폭넓게 쓰이는 신소재 글로벌 삼각 생산기지를 가동한다. 위생의식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LG화학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닝보에 연산 10만톤 규모 NBL(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 생산공장 가동을 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NBL 핵심 시장인 중국과 말레이시아 양쪽에 모두 생산기지를 보유한 유일한 회사가 됐다. 한국까지 글로벌 삼각 생산망 구축이다.



NBL은 부타디엔을 주원료로 하는 합성고무 소재다. 니트릴 장갑의 핵심 원료인데, 니트릴 장갑은 강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난 라텍스 장갑이다. 기존 천연고무 장갑을 대체해 의료용이나 산업용, 요리용 등에 폭넓게 쓰인다.

니트릴 장갑은 코로나 감염 차단을 위한 의료 용도로 사용이 급증했다.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강화된 위생 의식으로 필수적인 위생용품 소재로 인식돼 지속적인 수요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말레이시아 고무장갑제조연합회(MARGMA)에 따르면 니트릴 장갑 수요는 연평균 19%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연 4109억장 규모로 성장해 시장 규모가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트릴 장갑 원료 NBL 수요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현재 17만톤 규모인 여수공장 NBL 생산능력을 연간 28만톤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만톤 증설 공사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 본격 상업가동된다.

중국에선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닝보 LG화학 용싱법인 10만톤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11만톤 증설을 마무리한다. 연 21만톤 규모로 생산능력이 늘어난다.


삼각 생산체제의 또 다른 축인 말레이시아에서는 국영 석유화학기업 페트로나스 케미칼 그룹(PCG)과 NBL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남부 펭게랑 지역에 연 24만톤 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 LG화학이 51%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갖고 있다. 2023년 양산이 시작된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니트릴 장갑 생산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시장이다. LG화학은 협업과 제품 공급 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LG화학은 계속 증설을 통해 연 100만톤 이상 NBL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2007년 독자기술로 NBL 개발에 성공해 여수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해 왔다.

신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 실리콘 파우치를 NBL로 대체하는 연구개발에 나선게 대표적이다. 기존 실리콘 파우치보다 탄성과 산소차단율이 높아 소재를 적게 쓰고도 같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주요 거점별 생산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신시장을 발굴해 위생용품 분야의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은 NBL 시장을 적극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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