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 사들인 개미들, 3200선 지켰다…"더블딥 우려는 기우"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7.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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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글로벌 경제가 하반기까지 순항할 수 있을까. 경기 선행지표가 둔화세를 보이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2%대로 급락하면서 코스피지수도 휘청였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3200을 밑돌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낙폭을 축소했다.

9일 코스피지수는 1.07% 내린 3217.9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일 3305.21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주간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됐다.



원/달러 환율도 4.1원 치솟으며 1149.1원으로 마쳤다. 연중 최고치다. 원/달러가 상승하면 환손실이 발생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투자를 기피할 수 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조3424억원, 기관이 507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8006억원을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경기민감주들이 하락을 주도했다. 은행, 증권은 2% 이상 떨어졌다. 금융업, 보험, 운수창고, 유통업, 음식료업, 화학, 운수장비, 철강금속도 1%대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삼성SDI를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는 0.63% 떨어져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카카오, NAVER, 현대차, 셀트리온은 1% 이상 빠졌다. LG화학은 3.03% 미끄러졌다.

코로나19(COVID-19)가 빠르게 재확산되면서 여행주들도 타격을 입었다. 일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131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하나투어 (57,500원 0.00%), 참좋은여행,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1~3% 하락했다.


미국 증시에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1.2%대로 급락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논의에 2%까지 치솟았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현지시간) 1.25%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1.31% 수준을 보이고 있다.

보통 장기 국채 금리 하락은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으로 해석되곤 한다. 글로벌 경기를 선행하는 선행 지표들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조짐을 보이면서 하반기까지 경기 회복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화이자 백신 개발 시점에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정점을 기록한 뒤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도 지난 3월을 정점으로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그동안 글로벌 증시는 상승 흐름을 보여와 추가적인 경기 호재가 없다면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 오는 13일(현지시간)에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 15일에는 중국 2분기 GDP(국내총생산) 16일에는 소매판매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 원/달러 환율 단기 급등으로 인한 외국인 수급 위축은 불가피하다"며 "변동성 장세를 이익 개선 등 펀더멘털이 견고한 기업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수출이 견조하고 미국 국채 금리 하락은 부채한도협상과도 관련이 있어 아직까지 더블딥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7월 말 부채한도 협상 기한을 앞두고 재무부는 국채 발행량을 줄이고 보유 현금을 사용하고 있다. 9월 협상 타결까지 3분기 국채 발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 공급 감소가 채권 가격 상승(금리 하락)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1100원 중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테이퍼링 논의, 국내외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 등으로 원화 약세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고려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는 않다"고 봤다.

연기금의 기계적인 순매도도 이번 증시 조정으로 일단락 될 가능성이 높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총 8437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 목표 상단은 19.8%인데, 대규모 매도로 인해 4월 기준 20.1%까지 낮아졌다"며 "5~7월에도 1조원 이상을 순매도해 기계적 순매도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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