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암 엑셈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최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만난 국내 IT인프라 솔루션 기업 엑셈 (1,778원 ▲38 +2.18%)의 조종암 대표 얘기다. 주52시간 제도가 이달부터 5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되자 중소기업 업계에선 볼멘소리가 쏟아진다. 특히 SW업계는 개발 업무가 몰리는 시기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다. 그런데도 조 대표는 주30시간 제도를 도입하는 역발상 경영에 나섰다. 어려움은 없을까.
인재를 키웠더니 매출도 올랐다...매년 매출 평균 13%↑2001년 8월 설립한 엑셈은 IT 성능관리·빅데이터·인공지능(AI)·클라우드 전문 기업이다. 설립 이듬해 코스닥 상장 후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매년 평균 매출 성장률이 13%에 달한다. 엑셈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2억원, 9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인재유출이다. 조 대표 역시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우수한 직원을 뽑아 실력을 키워놓으면 금새 대기업의 제안을 받고 떠나기 일쑤였다. 조 대표는 "나 같아도 제안을 거절하긴 쉽지 않을 것 같았다"며 "인재들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남아있는 회사를 만드는 쪽으로 목표를 바꿨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엑셈을 '인재와 지식의 저수지'에 비유했다. 저수지로 들어온 물이 고여있다가 언젠가 흘러나가듯, 인재들이 엑셈에 모여 실력을 키우고 성장한 뒤 떠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조 대표가 회사 우수 직원들에게 책 출판을 독려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쌓아온 업무 경험을 책으로 출간하고 직접 강연을 다니면서 전문성을 키우고 알릴 수 있다. 회사에 남아야 할 이유도 찾게 된다. 외부 인재들이 강연과 책을 보고 우수한 기술과 전문가를 갖춘 엑셈에 지원하는 '선순환'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조 대표는 "업계에 이름을 알린 직원들은 주로 엑셈의 고객사인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으로 이직을 하게 되는데, 자리를 옮긴 후에도 엑셈 솔루션을 평가하고 구매하는 데 주 역할을 하게 된다"며 "인재를 키우는 것이 결국 기업을 키우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종암 엑셈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전세계 고객 솔루션을 원격으로..SaaS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조 대표의 다음 목표는 빠른 성장세를 기반으로 엑셈을 클라우드 기반 통합관리 소프트웨어(SaaS) 전문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것이다. 엑셈은 AI 기반 IT 운영 지능화 솔루션인 '싸이옵스(XAIOps)'와 클라우드 통합 관제 솔루션인 '클라우드모아(CloudMOA)', 엔드투엔드(End-To-End) 거래추적 솔루션 '인터맥스(InterMax)', 빅데이터 통합관리 솔루션 '플라밍고' 등을 개발 공급했다.
올해 엑셈은 클라우드모아를 시작으로 인터맥스 등 주요 솔루션을 SaaS 상품으로 출시한다. 현재 대기업 중심 공급처를 중소기업은 물론 해외로도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조 대표는 B2B(기업간 거래) 중심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B2C(기업과 고객간 거래) 영역으로도 확대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점차 커지는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년 9월 완공 예정인 마곡 사옥에는 대형 클라우드 센터가 들어선다. 조 대표는 4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8층 규모의 마곡사옥을 인재를 양성하는 거점이자,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조 대표는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원격관제 솔루션 분야의 대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마곡 사옥은 전 세계 고객의 시스템을 원격으로 관리하는 일종의 관제 센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