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56,700원 ▲1,100 +1.98%)는 그간 평택공장 사내하청업체를 모아 자회사를 만들고,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금속노조 현대위아 비정규직 평택지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회사와 사내하청이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이날 별도의 자료를 통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현대위아의 협력업체는 인사권 행사 등의 독립성을 갖추고 원청과 분리된 별도의 공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불법 파견 결정을 내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경총은 "우리나라는 제조업에 대한 파견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와 부합하지 않는 강한 규제를 부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을 근거로 도급의 적법 유무를 재단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조치"라며 "더욱이 법원의 판결도 사건별로 엇갈리고 있어 기업 경영의 유연성과 예측성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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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와 현대제철 (32,050원 ▲1,400 +4.57%)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는 물론 포스코(POSCO (390,000원 ▲19,000 +5.12%))와 현대중공업, 금호타이어 (6,480원 ▲50 +0.78%) 등도 줄줄이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상고심이 대기 중이다.
지속되는 경영난에 한국 철수까지 검토했던 한국GM은 심각하다. 서울고등법원이 이미 한국GM 인천 부평·경남 창원·전북 군산공장 하청 노동자 82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원청인 한국GM의 고용 방식이 불법 파견이라고 판결한데다 고용노동부도 한국GM 창원공장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774명을 불법 파견으로 인정해 직고용을 지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군산공장을 철수하면서 3000여명의 직원을 내보냈는데 잇따른 소송 판결로 공장 하나를 돌릴 수 있는 인력인 2000여명의 협력업체 직원을 직고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231,000원 ▼2,500 -1.07%)·기아 (112,200원 ▼900 -0.80%)에 엔진을 납품하고 있는 현대위아발 직고용 영향이 자동차 부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부품업체 사내하청 중 최초 판례가 되는데 직고용을 노린 비슷한 소송이 줄을 이을 수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는 수년째 불황을 맞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친 상황에서 하청업체 직고용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회생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불법 파견 문제를 제기하는 업종·업무범위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새로운 소송전도 줄이을 것"이라며 "그동안 불법 파견이 인정됐던 제조업 직접 생산공정뿐 아니라 서비스업무와 지원업무를 하는 협력업체 근로자까지 관련 소송은 계속 늘어날 수 있어 산업계 전반에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분명한 파견법은 그대로 두고 협력업체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만 강요하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직고용만 강요할 게 아니라 자회사 고용 등 사회적인 대타협안을 마련해줘야 기업들이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진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