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등 6개 보험사, '공공의료데이터 활용' 길 열렸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1.07.08 15:41
글자크기
금융위원회금융위원회


보험회사들이 가명처리된 공공의료 데이터를 보험상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약 4년 만에 다시 열렸다. 삼성생명과 KB손해보험 등 6개사가 공공의료데이터 이용을 위한 당국 승인을 받으면서다.

금융위원회는 6개 보험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부터 공공의료데이터 이용을 위한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6개사는 삼성생명, KB생명,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KB손해보험이다.

앞서 보험업계는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IRB 심사를 거쳤고, 공공데이터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라 연구, 모델개발 등을 위해 공공데이터 이용을 신청해 승인을 받게 됐다. IRB란 생명윤리법에 따라 특정 연구가 윤리적,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여부 등을 심의하는 절차다.



이로써 2017년 국정감사 이후 보험사에 보건·의료 빅데이터 제공이 전면 중단된 지 약 4년 만에 보험상품 개발에 공공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당시 국감에선 아무리 비식별화된 자료라고 해도 민간보험사에 제공될 경우 보험사의 보험상품 개발과 민간보험 가입 차별 등에 악용될 우려가 제기됐다. 이후 심평원은 지금까지 보험사에 공공데이터 제공을 중단했다.

보건당국 승인을 받은 6개 보험사는 앞으로 공공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존 보험시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고령자·유병력자 등을 위한 모델개발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당뇨 합병증이나 뇌혈관 질환 등 기존에 보장하지 않았거나 보장을 하더라도 보험료가 높았던 질환 등에 대한 정교한 위험분석을 통한 보장범위 확대와 보험료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금융위 측은 기대한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상품 개발이 활발하다. 예컨대 미국은 보험사가 의료데이터 분석을 통해 복부대동맥류와 같은 희귀질환 고위험 환자를 사전예측 하고, 조기 치료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본은 고령화에 대응해 정부 주도로 의료데이터센터(JMDC)의 공공의료데이터를 개방했고, 보험사들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나이 기반 보험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런 까닭에 금융당국은 앞으로 공공데이터 활용의 긍정적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모델개발 과정에서 보험업계와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공공데이터 개방의 본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보험업권과 '빅데이터 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