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롯데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 앞에서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번호표를 받으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샤넬 일부 고객 '블랙리스트 고객'…"샤넬백 못 산다" 샤넬코리아는 7월1일부터 부티크경험보호정책에 따라 '판매유보고객'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판매유보고객으로 분류된 고객은 샤넬 제품 구매를 할 수 없으며 샤넬 직원으로부터 서비스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매장 방문을 위한 대기열 등록도 할 수 없어, 샤넬 매장에 아예 들어갈 수 없게 됐다.
새로운 정책에 따라 샤넬 매장에 입장할 때는 반드시 본인 명의로 대기열에 등록하고 신분증 원본을 지참해야 한다. 이미 샤넬백을 구매할 때도 반드시 입장시 등록한 본인 명의의 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했는데, 신분증까지 지참하도록 해 관련 기준을 더 강화한 것이다. 타인 명의의 카드 결제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대리구매하는 것을 원천 금지했다.
샤넬 클래식 플랩백 이미지/샤진=샤넬 공식 홈페이지
패션업계서 15년 이상 근무한 한 전문가는 "너도 나도 샤넬백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고 샤넬백을 되팔면서 차액을 취하는 '샤넬백 열풍' 현상은 패션 트렌드와도 아무 상관도 없고 샤넬 브랜드 가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샤넬도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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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100만원 오르니 '이득'...백화점 샤넬 매장엔 리셀러 몰려 샤넬이 리셀러와 따이궁의 주 표적이 된 이유는 꾸준한 큰 폭의 가격인상과 변치않는 가치 때문이다. 샤넬은 대표 제품인 클래식백 기준으로 매년 약 100만원 가량의 가격인상을 꾸준히 단행했다. 중고시장에는 새제품이 정가 그대로 또는 5~10% 가량 비싸게 팔리는데 여기에 가격 인상이 더해질 경우 리셀러 입장에서는 15~2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어, 업자들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샤넬코리아는 지난 7월1일 클래식백과 보이백, 가브리엘백 등 주요제품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는데 인상 전 864만원이던 샤넬 클래식백 미듐 사이즈는 인상 후 971만원이 됐다. 이에 따라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클래식백 미듐 가격은 즉시 97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샤넬 인기제품은 중고시장에서도 가격이 결코 하락하지 않기에 패션잡화가 아닌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그 가치가 변모한 것이다.
샤넬코리아는 이미 1인당 구매제한 등 수량 제한을 통해 '사재기 방지 정책' 또한 펴 왔다. 클래식백 블랙은 1년에 1개만 구매할 수 있고 인기품목은 2달에 2개까지, 지갑류는 한달 기준 3개까지만 가능하다. 이번에는 신분증 제시, 판매유보고객 매장 방문 금지 등으로 구매제한 정책을 확대한 것이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부티크를 방문해 지나치게 샤넬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로 인해 장기간 대기, 대기 후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구매 성향 분석을 바탕으로 이 경우에 해당하는 방문객의 부티크 이용을 제한하기로 했으며 판매유보고객의 기준은 내부 기준으로 외부 공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