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도 못 가는데, 우주 여행?...148% 오른 우주株의 비밀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7.07 04:40
글자크기
해외 여행도 못 가는데, 우주 여행?...148% 오른 우주株의 비밀


항공우주 관련주의 상승세가 뜨겁다.

제프 베조스·리처드 브랜슨·일론 머스크 등 억만장자들이 추진하는 우주 기업의 사업이 가시화되면서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의 개발 행보와 더불어 정치권에서도 관련 요구가 나오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11,920원 ▲140 +1.19%)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47.8% 올랐다. 쎄트렉아이 (43,500원 ▲500 +1.16%)(82.5%),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4,500원 ▼3,000 -1.45%)(90.5%), 인텔리안테크 (59,000원 ▼100 -0.17%)(32.4%)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항공우주 관련주라는 점이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부품 및 항공기를 제조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및 가스터빈 엔진을 생산한다. 쎄트렉아이는 지구관측 위성시스템을 개발해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고, 인텔리안테크는 이동체 위성통신 안테나를 개발 및 생산해 판매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15%), 코스닥(7.9%) 지수 상승 폭과 비교해보더라도 항공우주 관련주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최근 글로벌 우주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면서다. 특히 우주여행 개시가 코앞에 다가왔다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우주여행 기업 버진 갤럭틱은 오는 11일 시험 비행을 진행한다. 이번 비행에는 브랜슨 본인이 직접 탑승할 것으로 예고됐다. 이번 비행은 버진 갤럭틱이 진행하는 네 번째 유인 우주선 시험 비행이다.

앞서 버진 갤럭틱은 지난달 25일 FAA(미국 연방 항공국)로부터 사상 첫 우주 관광 면허를 획득했다. 회사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실제 탑승객을 태우는 우주여행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오는 20일에는 블루 오리진의 민간 우주여행도 예정돼 있다. 블루 오리진은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이다. 이번 비행에는 베이조스와 그의 동생 마크 베이조스, 익명의 여행객이 탑승한다. 베이조스와 함께 하는 블루 오리진의 첫 우주여행 티켓은 경매를 통해 2800만달러(약 317억원)에 팔렸다.

27년간 재직한 아마존의 CEO(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 등 우주개발 사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미국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이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NASA 케네디우주센터의 발사대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미국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이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NASA 케네디우주센터의 발사대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스타링크 상장 가능성이 부각되는 점도 호재다. 스타링크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사업부다. 스타링크가 쏘아 올린 위성은 1700개다. 스타링크의 목표는 저궤도에 수만개의 인공위성을 띄워 전 세계를 아우르는 초고속 위성인터넷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예상되는 스타링크의 IPO(기업공개) 시점은 오는 2023년 하반기~2024년 상반기다. 오는 2024년 화성 탐사 계획을 앞두고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데다, 같은 해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으로 매출 성장 가시화가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스타링크의 기업가치를 3076억달러(약 343조원)으로 추정했다.

국내에서도 우주 산업 활성화를 위한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후보는 지난 2일 국내 최초 미사일인 '백곰' 개발의 주역인 이경서 박사 등과 오찬 자리에서 "6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KPS(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사업을 앞당겨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KPS 사업은 8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한반도와 부속 도서에서 미국의 GPS(위성항법시스템)를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형 KPS 개발 사업은 지난 6월 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사업을 위해 내년부터 오는 2035년까지 14년간 총 3조723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의 행보도 적극적이다. 한화시스템은 국내 기업 최초로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통신서비스 사업을 계획 중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로켓 추진체와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국책 과제인 차세대 중형 위성 개발사업을 수행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우주산업의 투자 매력은 높다는 평가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주개발산업은) 기술의 진보와 각종 테스트의 성공 등 혁신과 이벤트가 계속되고 있어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가 기업가치를 제한하지 않는다"며 "단기 경기 동향에 사업 전망이 좌우되지 않는 점도 투자 관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