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도 실패…코로나 치료제 '조건부 허가' 남은 후보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7.0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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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15일 서울시내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풍제약 피라맥스. 말라리아 치료제인 이 제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임상시험이 2단계 진행 중이다. 아직 실험 단계인만큼 지나친 기대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 2020.11.15/뉴스1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15일 서울시내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풍제약 피라맥스. 말라리아 치료제인 이 제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임상시험이 2단계 진행 중이다. 아직 실험 단계인만큼 지나친 기대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 2020.11.15/뉴스1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속도전' 후보주자 군의 범위가 점차 좁혀진다. 전체 3단계로 구성된 임상 과정 중 2단계 결과를 바탕으로 빠른 의료현장 투입을 노린 이른바 '조건부 허가' 후보의약품들이 결정적 효과를 증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조건부 허가 입성 실패가 해당 의약품의 '실패'를 단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임상 3상을 위해 추가적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 속도전 성공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대웅제약 (112,300원 ▲1,500 +1.35%)의 호이스타정 정도로 압축된다.

신풍제약, 조건부 허가 아닌 '임상 3상' 왜?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 (13,480원 ▼160 -1.17%)은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의 임상 2상 결과, 유효성평가에서 일차평가변수로 설정된 'RT-PCR 진단키트기반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성 전환 환자비율(음전율)'에서 피라맥스군(52명)과 대조군(58명)간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감염력이 있는 생존바이러스 음전율을 추가분석한 결과 고령과 비만 등 중증악화율이 높은 고위험군 중, 피라맥스군은 투약 전 시점에서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든 환자에서 10일 후 100% 음전을 이룬 반면 위약군은 28일까지 100% 음전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감염성바이러스 고보유환자군(전체환자 중 감염성바이러스보유량 상위 50%환자)에서 피라맥스 투약 3일차 감염성바이러스양이 위약군대비 2.8배 유의적으로 감소된 점도 확인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한 신풍제약의 결정은 조건부 허가 신청이 아닌 임상 3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2상 임상시험결과를 바탕으로 국내후속임상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을 7월 초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풍제약이 임상 3상을 결정한 배경 관련, 임상 2상 결과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고배를 마신 종근당 (103,100원 ▲1,100 +1.08%) 나파벨탄 사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나파벨탄의 2상 유효성 주평가지표인 임상적 개선 시간은 시험군(52명)과 대조군(50명)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고위험군 환자 36명에서 증상 악화를 방지하고 치료기간과 치료율을 크게 개선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규제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결론은 조건부 허가가 아닌 '추가 임상', 즉 임상 3상 결과가 필요하다는 권고였다. 고위험군 환자에서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임상의 '완벽한 성공' 지표인 주평가지표에서 유효성이 입증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종근당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료제의 추가적 가능성이 있어도 완벽한 지표를 원할 만큼 조건부 허가에 대한 식약처의 문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1호 국산 치료제가 조건부 허가를 통해 현장 투입된 만큼, 서둘러 2호 조건부 허가를 내주기 보다는 검증을 확실하게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쉽지않은 '속도전', 남은 후보는?
이미 이 같은 전례가 있기 때문에 주평가지표에서 유의성을 확실히 증명하지 못한 신풍제약 역시 조건부 허가 대신 임상 3상 신청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통상 광범위한 대상자를 모집하지 않는 임상 2상의 성격 자체도 높아진 식약처 문턱과 함께 '조건부 속도전' 성공 가능성을 낮춘 배경으로 거론된다. 임상 2상은 통상 적정 용량·용법과 함께 유효성을 선행적으로 탐색하는 단계여서 유효성을 본격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1000명 안팎의 대상자를 모집하는 3상 대비 적은 인원을 모집한다. 따라서 시험 대상 숫자가 적은 만큼 확실한 효능 입증에는 한계가 있다.

신풍제약 피라맥스와 종근당 나파벨탄도 100여명 정도 규모의 임상 2상을 진행했는데, 확실한 효능을 입증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전체 환자군에서 2상 시험의 성격상 적게 설정된 피험자수에 의해 통계학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못한 지표는 대규모 3상 시험을 통해 최대한 신속히 확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제 치료제 속도전을 기대할 만한 후보군은 대웅제약 정도가 남았다. 대웅제약 호이스타정 역시 임상 2a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었다. 이에 대웅제약은 피험자를 300여명으로 늘린 보다 대규모의 임상 2b상을 진행했다. 2상 단계에서 모수를 늘려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고 조건부 허가 통과 확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달 중 임상 2b상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결과가 충족되면 3분기 안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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