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도 '탈탄소' 잰걸음…'넷제로' 시간표 내놨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7.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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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케미칼/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100,000원 ▼400 -0.40%)이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탄소 순배출 제로) 대열 동참을 공식화했다. 생존을 위해 탈탄소를 선택하는 글로벌 화학기업들 움직임에 합류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으로 친환경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도 '탄소중립' 시간표 내놨다···다른 화학 계열도 '검토'
5일 '2020 롯데케미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특정 연도별 탄소감축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2019년 롯데케미칼 배출량(680만톤)을 기준으로 2025년까지 BAU(Business As Usual) 기준 17%(132만톤)의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BAU 기준 23%(176만톤)로 감축해 2030년 탄소 중립 성장을 달성한 뒤, 2050년에는 순탄소 배출량 제로(0)를 목표로 한다. BAU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배출이 예상되는 온실가스 총량을 뜻한다.

이같은 구체적 시간표 제시의 공식화는 처음이다. 다른 화학 계열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월 롯데케미칼이 친환경 목표 및 ESG 비즈니스 전략인 '그린프로미스(Green Promise) 2030'을 선언한 데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성장을 추진한다로 밝혔었다. 탄소중립성장이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더이상 탄소배출을 늘리지 않는 것을 뜻한다.



업종 특성상 증설이 지속중인 상황에서 탄소중립성장을 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롯데케미칼은 이에 더해 2050년 순배출 제로라는 공격적인 목표까지 내세운 것이다.

이를 위한 이행 방안도 이미 일부 제시했다.

대표적인 예가 이산화탄소 기체분리막 포집 파일럿 설비를 여수 1공장에 설치한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1년 간의 파일럿 설비 운영을 통해 공정 최적화를 거쳐 2023년까지 연간 6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상용화 설비를 완공해 향후 대산, 울산 등 공장까지 확대, 연간 20만톤 이상 이산화탄소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5일에는 여수 및 대산공장 에틸렌 생산 원료인 납사(Naphtha) 비중을 줄이고 LPG(액화석유가스) 사용량을 2022년 말까지 40% 수준으로 늘리는 원료 설비 효율화에 14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원료다변화로 원가 경쟁력 제고가 주목적이지만 이산화탄소 및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저감도 기대됐다.

롯데케미칼은 이밖에도 NC(Naphtha Cracking) 공장 분해로 공기 공급 개선을 통한 에너지 절감, PC(폴리카보네이트) 공장 촉매 최적화를 통한 반응성 향상으로 증기 절감 등의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벌였다는 설명이다.

'바뀌어야 산다'···그룹 의지 힘입어 탈탄소 동참 중인 화학기업들
롯데는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1 하반기 롯데 VCM’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BU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 회장, 강희태 유통BU장, 김교현 화학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롯데그룹 제공) 2021.7.1/뉴스1롯데는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1 하반기 롯데 VCM’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BU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 회장, 강희태 유통BU장, 김교현 화학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롯데그룹 제공) 2021.7.1/뉴스1
국내외적으로 그린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 적응하기 위한 롯데케미칼의 노력은 다른 계열로도 빠르게 번지는 중이다.

롯데케미칼 외 그룹 내 화학BU에 속하는 다른 주요 계열(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비피화학 등)은 2030년까지 친환경 매출 10조원, 친환경 신사업을 위한 9조원 투자 계획을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목표치(매출 6조원·투자 5조2000억원) 대비 대폭 늘어난 수치다. 친환경 신사업으로는 △플라스틱 리사이클 △모빌리티/배터리 △수소 △친환경/안전소재 등 4개가 선정됐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 초 '그린프로미스 2030' 발표 후 친환경 연관 사업들을 확장하면서 각 계열사의 의지치가 더 반영돼 목표치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화학 대표 기업 중 한 곳으로서 빠른 친환경 사업 전환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는 그룹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1일 하반기 롯데 VCM(alue Creation Meeting)을 열고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며 미래 관점에서 적극 투자를 독려했다.

롯데케미칼 뿐 아니라 국내 화학 대표 기업들은 잇따라 탄소중립 대열에 적극 동참 중이다.

LG화학은 지난해 7월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 성장'을 선언했다. 최근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사전 행사에서 △모든 글로벌 사업장에서 RE100 달성 및 폐기물 제로 달성 △화석 연료 기반 재료를 바이오 기반 재료로 대체 △탄소포집활용(CCU) 기술 개발 등 탄소 저감 등 전략을 공유했다.

SK는 지난 6월 그룹 차원에서 탄소중립 시간표를 선제적으로 내놔 눈길을 끌었다. 전체 그룹이 2020년 탄소배출량 4000만톤을 기록했는데 2030년 순배출량 2600만톤 이하로 감축하고 2040년 순배출량 600만톤 이하로 감축해 2050년 이전까지 '넷제로' 목표에 달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주유소 등을 매각하고 배터리 사업에 대대적 투자중이다. SK종합화학도 최근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앞장서며 관련 글로벌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투자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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